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섬광탄 쏜 뉴욕경찰, '건물 점거' 컬럼비아대 학생 50여명 체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뉴욕 AFP=뉴스1) 정지윤기자 = 30일(현지시간) 늦은 밤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한 뉴욕 경찰들이 농성중인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손목을 타이로 묶어 연행하고 있다. 경찰은 교내 해밀턴홀 주변에 진치고 있던 학생 시위대를 힘으로 밀어부쳤다. 2024.05.0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정지윤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경찰(NYPD)이 컬럼비아대학교에 진입해 학교 건물을 점거 중이던 학생들을 체포했다. 학생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하며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뉴욕 경찰 수백명이 현지시간으로 저녁 9시 30분부터 작전을 시작했으며 사다리와 바리케이드 등의 장비를 활용해 컬럼비아대 내부로 진입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까지 시위대에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이들은 오히려 캠퍼스 내 해밀턴 홀을 점거한 상태였다.

밤 10시쯤부터 체포된 시위대를 태운 경찰버스가 출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 50여명의 학생이 체포돼 건물 밖으로 쫓겨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이 진입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뉴욕 경찰 측은 "최루탄이 아니라 섬광 수류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앞서 벤 창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성명으로 "시위자들이 점거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속된 규정 위반은 자명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은 퇴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뉴욕 AFP=뉴스1) 정지윤기자 = 30일(현지시간) 늦은 밤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한 뉴욕 경찰들이 농성중인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경찰은 교내 해밀턴홀 주변에 진치고 있던 학생 시위대를 힘으로 밀어부쳤다. 2024.05.0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정지윤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주째를 맞이한 뉴욕 아이비리그 대학의 캠퍼스 시위투쟁은 전국의 대학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유사 시위를 촉발시켰다. 시위대는 컬럼비아대학이 이스라엘과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많은 유대인 학생들은 반유대주의가 고조되면서 캠퍼스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시위대는 자신들의 주장 표현이나 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변한다.

'컬럼비아대 인종차별 철폐(Columbia University Apartheid Divest)' 그룹은 지난밤 철제 책상 등으로 해밀턴홀을 막아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SNS) 등으로 사진을 게시하면서 대학이 차별철폐에 나설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건물 밖에서 "자유, 자유, 자유 팔레스타인"을 외쳤으며,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도 "학생들을 놔주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지난 18일에도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고, 경찰의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100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된 바 있다.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이번에도 서한을 통해 "캠퍼스 내 시위 현장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질서를 유지하고 야영 텐트가 설치되지 않도록 5월 17일까지 캠퍼스에 병력을 주둔시켜달라"고 뉴욕경찰에 요청했다.

머니투데이

(뉴욕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이 지속중인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교정에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정에 텐트를 치고 수일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24.04.2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컬럼비아대 시위 진압 소식에 백악관은 경찰의 폭력적 접근방식을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 지지율이 낮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캠퍼스 내 건물을 강제로 점거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접근법이라 생각한다"며 "시위는 평화적으로 해야 하고 누구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되며 동료 학생들의 학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최근 며칠 동안 나타난 다른 비극적이고 위험한 증오 발언과 마찬가지로 '인티파다(반이스라엘 투쟁)'란 용어의 사용을 비판한다"고 했다.

앞선 28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공동으로 지난 18~23일 유권자 12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대해 유권자들은 가장 부정적인 부분으로 가자지구 관련 정책을 꼽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바이든의 정책에 대해 찬성은 28%, 반대가 71%로 나타났다. 젊은 층(35세 미만)으로 갈수록 반대(81%)가 더 컸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53%로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것도 이런 결과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