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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인터뷰/새마을금고를 가다] 성성식 갈현동 이사장…"고객돈, 생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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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나에게 '생명같은 돈' 맡기러 오신 것...모든 책임"다할 것.

"중앙회-이사장간 징계위원회 불균형 해소해야"...변호 기회 제공할 것

"요양사업 진출이 미래세대 확보...학교 만들어 인재 육성해야"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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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등을 겪으면서다. 중앙회가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지역 금고 이사장들의 포부도 남다르다. '우리동네 금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메트로신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찾아간다. <편집자주>

성성식 서울 은평구 갈현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금고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미래인재육성과 사회환원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써 미래 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타깃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아닌 주 고객인 중장년층에게 단단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의 소통방식을 개선하고 금고로서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갈현동 새마을금고

지난해 말 기준 갈현동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17%다. 전기(9.1%) 대비 6.61%포인트(p) 상승했다. 종합경영지표 평가에서는 2등급을 획득했다. 올해 출자 배당금은 4%로 결정했다.

성 이사장은 지난해 금고의 연체율 증가 원인을 찾는데 집중했다. 올해는 공동대출과 관토대출 문턱을 높이고 자동차대출 상품을 취급할 방침이다. 올해 개선을 위해 별도의 자문도 받았다. '수익성'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겠다는 포부다.

그는 고객이 예치하는 예금을 두고 '생명'이라고 표현했다. 소중하게 모아놓은 돈을 관리하는 만큼 반드시 목숨처럼 지켜내겠다는 것.

자신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용모 단정을 강조한다. 지팡이 짚고, 마을버스 타고 통장에 돈 넣으러 온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마음이다.

성 이사장은 정(情)이 아닌 신뢰로 고객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가급적 정기예금에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배당률 또한 높게 책정하려고 한다. 혜택이 좋아야 고액을 예탁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때는 직원들에게 "자녀 손잡고 예금 인출하러 온 고객에게는 반드시 새 돈을 내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단골을 잃어 가슴은 아팠지만 마지막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사태가 진정되자 상당수의 고객이 금고로 돌아와 자금을 재예치했다.

성 이사장은 "매일 갈현동 새마을금고 간판 앞에서 절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항상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기관 직원은 의사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돈 맡기는 분들은 우리에게 '목숨 같은 돈'을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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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성식 새마을금고 서울지역 이사

성 이사장은 새마을금고 서울지역 이사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영업하는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의 대표인 셈이다. 각 금고에서 나온 애로사항을 수집해 중앙회에 전달한다. 가급적 1일 1금고를 방문해 이사장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서울지역 이사 취임 후 이사장 및 지역별 협의회장들의 목소리는 빠짐없이 메모했다.

'상생발전위원회'도 출범한다. 금고의 규모별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금고 직원별 임금, 복지 등을 상향 평준화한다. 직원들의 복지증진이 금고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휴식여건을 보장하려는 것이 금고 발전의 지름길이라는 것.

성 이사장은 "상당수의 대형 금고는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주변 금고의 부실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경쟁력 확보로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회 징계위원회에 금고 이사장 50% 이상 배치하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금고 이사장이 중앙회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때 지역 협의회장의 해명 등 변호가 요구된다고 풀이했다. 특히 중앙회와 금고 이사장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해야한다는 비판이다.

불균형은 이사장과 중앙회가 소송을 펼칠 때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앙회는 변호사 선임 등 소송에 필요한 비용을 중앙회 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반면 이사장은 소송 비용을 개인 재산으로 해결해야 한다.

성 이사장은 "지역 금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감시 기관인 중앙회도 과실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책임은 이사장이 지는 구조다"라며 "인근 금고에서 변호사 역할을 해주면서 징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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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교육사업 검토해야

성 이사장은 새마을금고가 미래 세대를 확보하기 위해선 요양사업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새마을금고와 동행한 어르신을 우대하면 자녀들도 반드시 새마을금고를 찾을 것이란 구상이다. 중앙회가 나서서 저렴한 비용으로 조합원이 쾌적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전국 시·도별 금고가 힘을 합쳐 추모관 사업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추모관은 후손들이 최소 20~30년은 방문하는 만큼 새마을금고를 홍보하는 데 효과적이란 의견이다. 사회복지 제도를 구축함으로써 고객들의 마음을 사겠다는 것.

성 이사장은 "신세대 확보에만 매진하기보다 기존 고객을 잘 지켜야 한다"며 "일반 추모관이나 납골당은 돈으로 맺어진 곳이지만 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하다"고 했다.

성 이사장은 중앙회가 학교를 운영해 미래 인재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학교를 만들어 20년만 투자하면 대한민국에서 중추적인 인물을 배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학교명도 미리 상상했다. 'MG새마을고등학교'다.

성 이사장은 "하나고등학교를 보면 정말 부럽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새마을금고도 출범 60년이 지난 만큼 인재 육성에 직접 뛰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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