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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5월의 띵작..그 여자 관종, 그 남자 변태[MK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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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신혜선 ‘그녀가 죽었다’..손익분기점 약 150만


스타투데이

‘그녀가 죽었다’ 포스터. 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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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몰래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본다. 외피는 평판 갑 성공한 공인중개사 사장, 실상은 관음증 취미를 가진 변태, 구정태(변요한).

얼굴도 마음도 행실도 예쁜, 흠 없는 줄 알았던 SNS 인플루언서. 팔로워가 늘어날수록 과대포장도 점점 더 거대해진다. 진실한 인간 관계보단 ‘좋아요’ 수가 훨씬 더 중요하고. 남의 눈 덕에 살고, 남의 눈 때문에 죽는, 노답 관종녀 한소라(신혜선).

이런 남자, 그런 여자의 살벌한 진실게임으로 완성된, 5월의 반전 띵작,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150만이다.

남들이 모르는 은밀한 사생활을 혼자 캐낸 뒤 묘한 우월감에 취해 사는 구정태는 어느 날 편의점에서 ‘운명의 그녀’ 한소라를 발견한다. 소시지를 먹으면서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이상한 그녀가 너무도 궁금하다. 그간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그녀의 집까지 드나들게 된 그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관찰 152일째, 하지만 끔찍한 시체가 된 한소라를 목격한다. 그것도 몰래 들어간 그녀의 집에서. 유일한 목격자지만 몰래 들어간 터라 신고할 수 없고 여러모로 난감하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왔지만 시체는 사라졌다.

그러고는 누군가의 협박이 시작된다. ‘너지?’ 라는 메모와 한소라의 시체가 담긴 사진. 강력반 형사 ‘오영주’는 타고난 촉으로 수사하던 중 구정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수사망은 좁혀오고,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구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뒤져 주변 인물들을 캐고 캐다 수상한 인물을 찾는다. 과연 진범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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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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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외법권’(2015), ‘인천상륙작전’(2016), ‘덕구’(2018)의 각색 등으로 경력을 쌓은 김세휘 감독의 첫 연출작인 영화는 여러모로 관심을 덜 받아온 작품이다. 규모도 크지 않은 데다, 4월 말 개봉한 ‘범죄도시4’의 독주가 5월까지 예상돼 국내 기대작들이 참전조차 꺼렸다. 이 와중에 어떤 용감한 영화가 출전하나 했더니, 그럴만 했다.

신혜선은 자기 연민과 나르시시즘에 빠진 한소라를 넘치는 에너지로 생생하게 표현했고, 변요한은 역대급 변화무쌍한 연기로 어려운 과제의 구정태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이엘은 한 발 떨어져 무난한듯 든든한 조력자로 제 역할을 우직하게 해낸다. 적재적소에 치고 빠지는 ‘신스틸러’들도 하나같이 제 색깔을 확고이 내면서 깔끔하게 활약한다.

무엇보다 신박하고도 거침없고, 메시지도 명확하다. 추격물의 정체성 안에 다양한 요소들을 스마트하게 녹여냈다. 임팩트 한 방 딱 때리고 쿨하게 빠지는 세련된 엔딩까지 알차다. 강렬한 캐릭터들의 논스톱 광기의 질주, 기세 좋은 신예 메가폰의 반가운 등장이다.

김 감독은 “남들은 모르는 걸 나만 알고 싶다는 나쁜 열망과 타인의 관심을 원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역대급 재밌고 특이한 캐릭터였다”며 “관객분들께서 제 캐릭터를 비호감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신혜선은 “한소라에공감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가증스러워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비호감을 향한 진정성 있는 하모니가 이뤄낸 호감 추격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2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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