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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기자수첩] 헌재로 간 중대재해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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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날은 지난 1886년 5월 1일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선 미국 노동자들이 경찰의 유혈탄압에 투쟁한 날을 기념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과거에 비해 얼마나 개선됐을까. 주 5일 근무제에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고 올해부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됐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이 많고,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처우가 열악하다면서 모든 근로자를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현행 법제도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부담 완화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규제는 중대재해처벌법인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배정원 사회부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고용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본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은 고용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해 생명이나 신체를 잃는 근로자가 없도록 사고를 예방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업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은 중요하다. 그런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법에 맞게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자원과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최근 중소기업 단체 9곳과 제조·건설·도소매·어업 등 업종을 영위하는 전국 중소기업·소상공인 305명은 헌법재판소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의무를 부과하면서도 그 책임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규정해 극도로 과중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주의 원칙에 따른 처벌 수준 합리화와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규정 명확화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구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헌법재판소는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와 처벌 규정에 관해 헌법재판소의 본안 심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자와 고용주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 본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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