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 암초 주변 해역…중국 "주권 침해 행위에 합법적 조치 취한 것"
中해경선, 남중국해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1척 파손 |
(하노이·베이징=연합뉴스) 박진형 정성조 특파원 = 중국 해경선이 30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물대포로 필리핀 해경선 2척에 물대포 공격을 가해 이 중 1척이 파손됐다고 필리핀 해경이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격당한 필리핀 선박은 수산청(BFAR) 소속 1척과 해경선 1척으로, 이들은 이 일대에서 조업하는 필리핀 어선에 식량·연료를 보급하고 주변을 순찰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하지만 중국 해경선 4척을 포함한 중국 선박 10척이 나타나 위협적인 기동으로 필리핀 선박들을 방해하고 물대포 공격을 가했다는 게 필리핀 측 설명이다.
이에 양옆에서 물대포 공격을 받은 해경선의 난간과 지붕이 파손됐다고 필리핀 해경은 밝혔다.
중국 해경선, 남중국해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1척 파손 |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필리핀 선박 피해에 대해 "중국 해경이 필리핀 배들을 괴롭히면서 얼마나 강력한 물대포를 쓰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중국 해경이 암초로 진입하는 해역에 38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설치해 필리핀 어선들의 진입을 막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 해경선의 괴롭힘과 도발적인 행위에도 우리 해경선과 수산청 선박은 물러나지 않고 해상 순찰을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30일 필리핀 4410 해경선과 3004 공무선이 중국의 거듭된 권고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중국 황옌다오 인근 해역에 침입했다"며 "추적·압박과 물대포 경고(警示), 차단·통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불법 침입한 필리핀 선박을 퇴거했다"고 발표했다.
간 대변인은 "현장 작업은 전문적·규범화한 것이었고, 정당하며,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필리핀의 행위는 중국 주권을 침범한 것이고,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필리핀이 즉각 침해 행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필리핀이 침범·도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주권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굳은 결심에 도전하지 말기를 충고한다"고 했다.
린 대변인은 필리핀 선박 한 척이 중국의 물대포 공격에 파손된 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했고, 전문적·합리적이었으며, 법규에 부합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필리핀 루손섬에서는 약 240㎞, 중국 하이난성에서는 약 900㎞ 각각 떨어져 있는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자리 잡고 있어 필리핀 어선의 조업이 잦은 곳이다.
하지만 중국은 2012년 이곳을 점유한 이후 필리핀 어선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필리핀 측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잦은 충돌을 빚어 왔다.
중국은 그간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얻어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국과 대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둘러싸고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양국은 잇따라 부딪히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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