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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미국 조이자 유럽 가는 시진핑…'과잉공급 압박' 탈출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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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10일 유럽 방문…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만나 가시적 경제 협약 체결 가능성

머니투데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서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4.04. 2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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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5년 만에 유럽 방문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의미 부여에 나섰다. 특히 수교 60주년을 맞은 프랑스와는 실질적인 경제 협력 협약 체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과잉생산·보조금 압박에 유럽에서 탈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0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에 대해 "중국과 EU(유럽연합) 간 미래 관계를 형성할 것이며, 중국과 유럽이 대국 간 경쟁이 심화하는 시대에 협력의 공간과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5월 5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와 세르비아, 헝가리를 각각 해당 국가 수반의 초청을 받아 방문한다.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상하이외대 신화 유럽연합연구센터 소장 겸 석좌교수는 "시 주석의 행보는 중국 지도부가 유럽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략과 대외경제정책에서 중국이 유럽에 대해 갖는 탁월한 위치를 강조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문하는 프랑스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분위기다. 중국과 프랑스는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는다. 1월부터는 '프랑스-중국 문화 관광의 해' 이벤트가 시작됐고, 양국에서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피에르 피카르 파리8대학 교수는 "프랑스의 오랜 외교 전통과 국제관계에 대한 개방성, 또 팽창하는 시장이자 최대 국가로서 중국의 경제 잠재력을 조기에 인식한 점 덕분에 중국은 프랑스의 중요한 무역파트너가 됐다"며 "프랑스는 중국과 수교를 맺은 최초의 서방 주요 국가"라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프랑스와의 관계 형성은 유럽 시장 공략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다. 가장 큰 우군 격이던 독일은 정치적으로 미국에 등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대일로에까지 참여했던 이탈리아는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유럽에서 영향력이 큰 프랑스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중국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시 주석의 방문에 앞서 에마뉘엘 본 프랑스 대통령실 외교고문과 통화에서 "중국은 프랑스와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국가원수 외교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가시적 성과도 예상된다, 베이징대외경제대 자오용성 프랑스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방문 기간 시 주석이 프랑스와 원자력이나 농업 분야에서 다수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프랑스 에어버스가 현재 대형 항공기 주문을 놓고 중국과 협의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과 EU 간 교류는 올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1월 벨기에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무역과 농업, 식품분야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3월엔 네덜란드 총리가 방중, 경제무역 분야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고 가장 최근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기업 대표단까지 대동하고 중국을 찾았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연중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향해 과잉생산 및 과도한 보조금 문제를 지속 제기하는 가운데 EU의 친중국 국가들이 지원사격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리스의 전 재무장관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아테네대 교수는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EU는 본인들의 투자 부족을 인정하는 대신 버릇없는 아이처럼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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