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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정권 심판으로 끝난 日 보궐선거...기시다 ‘중도 퇴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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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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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심판 여론이 확인되면서 총리의 중도 퇴진론까지 불거졌다. 다만 ‘포스트 기시다’로 떠오른 인물도 아직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정권 심판’으로 끝난 선거


2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등 3개 선거구에서 전날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비자금 논란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정선거로, 기시다 내각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컸다. 이에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시마네 1구에만 후보를 냈으나 이곳에서도 패배했다. 시마네 1구는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모두 자민당이 승리하며 ‘보수 왕국’으로 불린 곳이다.

시마네 1구에서 자민당은 재무 관료 출신인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했고,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과 맞붙었다. 양당은 이곳에서 치열한 유세전을 벌이며 경쟁했다. 기시다 총리도 두 차례 시마네현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후보가 58.8%의 득표율로 니시코리 후보를 17.6%포인트 차로 크게 앞질렀다. 선거 후 가메이 당선인은 “보수 왕국이라고 하는 시마네현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헌민주당 후보는 불륜 파문을 겪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를 비롯해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 야당 후보끼리 양자 대결을 펼친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각각 승리했다. 도쿄 15구에서는 사카이 나쓰미 후보가 득표율 29.0%로 2위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눌렀고, 나가사키 3구에서는 야마다 가쓰히코 후보가 득표율 68.4%로 당선됐다.

기시다, 강판 가능성은?


그간 20%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휘청이던 기시다 내각은 이번 선거에서의 참패로 또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 교도통신은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며 “세 의석은 모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이 됐다”고 짚었다.

당초 자민당 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오는 6월쯤 중의원을 해산한 뒤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고,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돼 총리직을 연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로 총리가 중의원 해산은 물론이고, 총재 재선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총재 선거를 기다리지 않고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끌어내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했다.

반면 총리 퇴진 요구가 당장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트 기시다’로 떠오른 인물이 아직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 다수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으나 뚜렷하게 대세로 평가되는 인물은 없다. 이에 비주류파에서도 9월 총재 선거까지 기다리자는 ‘정공법’을 거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비자금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소득세·주민세 감세 등을 통해 지지율 반전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향후에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자민당 총재 재선과 총리 연임이라는 구상은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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