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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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국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인질협상과 휴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강화를 위해, 이번주 후반 가자지구 북부로 진입하는 통행로를 추가로 여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현재 가자 북부 진입이 허용된 ‘96번 게이트’ 외에 카르니(Karni)와 에레즈(Erez) 교차로를 완전히 개방할 수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공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에 거주하고 있는 140만 명의 팔레스타인 피란민에 대한 완전한 대피와 안전 보장이 없이는, 이스라엘의 어떤 작전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라파 문제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하마스 잔당 소탕을 위해 라파 지상전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역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 남부 라파 난민촌의 모습. 쓰레기와 오염된 하수 옆에 피란민 텐트가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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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카이로서 휴전 협상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은 29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전날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 종식을 논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휴전을 거부해와 협상이 교착 상태였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할 경우 ‘지속 가능한 평온’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임시 휴전이 아닌 지속적 휴전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으로 내세운 인질 석방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어린이·여성·50세 이상의 남성 및 환자 등을 포함한 생존 인질 33명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마스가 이를 수용할 경우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보안 수감자 여러 명을 석방한다는 조건이다.
지난 7일 이집트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오른쪽)이 빌 번스 CIA 국장과 만나는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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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하마스가 1차로 인질 20명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과 관련한 장기적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1차 석방 대상은 여군을 포함한 여성과 미성년자,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노인 등이며,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이같은 내용의 인질-수감자 교환이 성사되면 양측은 10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채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온’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를 분리하는 ‘넷자림 회랑’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라파 내 피란민들의 귀향길을 열어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AFP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최근 제안에는 큰 문제가 없고, 새로운 장애물이 없다면 긍정적으로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최종적인 결정권은 가자지구내 하마스 수장인 야히아 신와르가 갖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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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중동 국가들과 휴전 논의
국제사회는 휴전 협상 성사를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도착해 세계경제포럼(WEF) 회의를 계기로 모인 아랍 각국 당국자들과 휴전 협상 성사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요르단·이스라엘로 이동해 다음달 1일까지 머무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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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교장관은 전날 요르단·이집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당국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논의하기도 했다.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은 WEF 특별회의에서 라파에 대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이 거의 모두 몰려있는 상태”라면서 “작은 공격만으로도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이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특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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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휴전 논의 와중에 이스라엘군은 28일 라파를 공습해 가옥 3채가 무너지고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가자 북부의 가자시티에서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주택 두 채를 공습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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