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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코로나19 이후 기업대출 분기당 10.8%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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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발표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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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기업대출 잔액이 매 분기 평균 10.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비은행권이 기업에 빌려준 돈은 4년 전보다 94.7% 늘었다.

28일 금융연구원의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업권의 기업대출이 최근 4년(2020~2023년) 사이에 140.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기업대출이 45.1%, 전체 비은행권 기업대출이 94.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특히 가파르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은행권 1350조5000억원, 비은행권 539조1000억원 등 총 1889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의 기업대출이 급증하는 등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출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까지 늘었다. 또 부동산 관련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거의 2배 규모로 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기업부채가 2008년 전후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취약성에 직면했다고 봤다.

그는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 때보다는 크게 낮다”면서도 “평가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작년 6월 말 기준 57.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고점(34.1%)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시기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많은 기업의 차입금 비중도 51.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록한 47.7%보다 높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의 차입금 비중(35.8%)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36.4%)와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부실위험 기업 비중과 부실위험 기업 차입금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크게 낮고 기업 부문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의 시스템 위험으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내수시장 침체가 진행형이므로 위험 평가지표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대출금에 채권과 정부융자 규모를 더한 기업신용 규모는 작년 말 기준 2780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규모도 125.2%로 전 세계 평균(95.6%)을 크게 웃돌았다. 기업신용 증가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4년간 분기당 평균 9.3%로 코로나19 이전 10년(4.8%)보다 두 배가량 빠르게 늘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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