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흔드는 ‘개죽음’ 논쟁…진보도 보수도 “있을 수 없는 일” 美 발칵

美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 중 한 명인
노엄 주지사 회고록서 ‘개 사살’ 밝혀
미국 정치권 진보·보수 막론하고 비난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이 갑작스런 ‘개 죽음’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의 거물 여성 정치인이 강아지를 죽인 사실을 공개하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군 중 한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다음 달 출간하는 회고록의 발췌본을 입수해 이같은 사실을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 고잉 백’(No Going Back)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자신이 겪어온 삶과 정책 등을 다뤘는데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를 소개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노엄 주지사는 책에서 ‘크리켓’(Crichek)이라는 이름의 14개월 된 강아지가 훈련을 잘 받은 사냥개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지나친 공격성을 보인 탓에 자갈밭에서 총으로 쏴 죽였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크리켓에 대해 “흥분해 새를 쫓으면서 사냥을 망칠 뿐 아니라 지역 민가의 닭들을 물어뜯으면서 피해를 줬고 주인인 나까지 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켓이 훈련받은 암살자처럼 행동했다. 나는 그 개가 싫었다. 내가 접촉하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하고 사냥개로서 가치가 없다”며 “유쾌한 일을 아니지만 결국 크리켓을 죽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엄 주지사는 이밖에도 기르던 염소 한 마리가 냄새가 심하고 자기 자녀들을 따라다닌다며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총으로 쏴 죽인 사실도 고백했다.

가디언은 노엄 주지사가 회고록에 강아지와 염소를 죽인 사실을 넣은 것은 결단력과 실행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됐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엠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완전히 물건너 갔다는 예상도 나왔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노엄 주지사를 겨냥해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다”며 “여러분이 잔인하게 애완동물을 죽인 것을 자랑하지 않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원한다면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했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SNS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백악관에서 독일산 셰퍼드 ‘커맨더’를 산책시키는 사진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반려견과 친숙한 모습을 부각시켜 트럼프 캠프와 차별화에 나선 것.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개를 총으로 쏘고 자갈밭에 던지지 않는 사진을 올리자”는 글과 함께 개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진을 X에 올렸다.

보수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엑스에 “당신은 개를 총으로 쏜 다음에 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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