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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경찰이 고무탄 쐈다”…미 대학생 천막 농성 강경 진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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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 25일(현지시각) 경찰이 천막 농성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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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대량 살해에 항의하는 미국 대학생들의 천막 농성이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진압에 나선 경찰이 고무탄까지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기업과 군수업체에 대한 대학들의 투자 회수를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강경 대응이 사태를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에머리대에서는 ‘가자 연대 캠프’를 이곳에서도 조직하려는 학생들이 주변 대학 학생들과 함께 텐트 여러 개를 잔디밭에 설치했다. 이 직후 경찰이 출동해 서로 팔짱을 끼고 저항하는 학생들을 거칠게 체포했다고 엔비시(NBC)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 대학 학생 신문 ‘에머리 휠’은 경찰이 학생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뿌리고 테이저건과 고무탄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경찰관들이 뒤로 수갑이 채워진 흑인 학생 허벅지를 테이저건으로 연거푸 공격하는 장면도 나온다. 애틀랜타 경찰은 최루가스를 사용했지만 고무탄은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매사추세츠주 에머슨대에서는 경찰이 천막 농성을 하던 학생 108명을 체포했다. 뉴저지주 프린스턴대에서는 천막 농성 참가 학생 2명이 체포되고 텐트가 철거됐다. 앞서 9명이 체포당한 미네소타대에서는 이날 학생들이 텐트를 다시 치고 농성을 재개했다. 이날 뉴욕주 코넬대, 뉴저지주 프린스턴대,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 플로리다주립대, 미시간주립대에서도 천막 농성이 시작됐다. 수도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에도 텐트가 세워졌다.



전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남캘리포니아대에서는 학생들이 텐트를 치자 경찰이 해산을 명령한 뒤 이에 응하지 않은 93명을 체포했다. 같은 날 오스틴 텍사스대에서는 기마 경찰까지 출동해 학생 57명을 연행했다. 이날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와 터프츠대,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에도 ‘가자 연대 캠프’가 설치됐다.



이런 학교들을 비롯해 미국 전역의 수십 개 대학 학생들이 소속 대학과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에 들어가는 등 시위 행동에 나섰다. 지난 18일 학생 108명이 체포돼 저항 운동의 기폭제가 된 뉴욕의 컬럼비아대를 비롯한 대학들에서 체포당한 학생은 일주일 만에 500여명에 이르렀다.



강경 대응이 학생들의 반발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도 경찰은 갈수록 진압의 수위를 높이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날 컬럼비아대를 방문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주 방위군 동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학생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경찰을 불러들이는 대학 당국과 시위 학생들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천막 농성 시작 당일에 학생들이 체포된 에머리대의 대변인은 “처음에 모인 활동가들은 우리 학생들이 아니며, 이들은 우리 학생들이 학기를 마치려는 시기에 학교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천막 농성을 조직한 학생들은 미국 정부와 에머리대 당국은 “전쟁 기계에 기름칠하는” 사람들이라며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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