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흥국, 지난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내가 일반인인가”
지난해 11월 유튜브 영상에서 “제가 지금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가수 김흥국이 지난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정치시그널’ 유튜브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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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호랑나비’ 등 여러 히트곡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가수 김흥국은 그간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기사에서 해병대 출신 이력이 항상 따라다닌 인물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 경북 포항에서 열린 ‘세계 해병전우인축제’에서는 홍보대사로 임명됐고, 2011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제3회 서울 수복기념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 해병대 후배인 배우 현빈 등과 함께 나와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축구도 좋아해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 프로축구 경기장에도 열정적으로 따라다니면서 호쾌한 성격을 드러내왔는데, 해병대 밀착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이번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채 상병 특검’에 대해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김흥국은 뭇매를 맞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흥국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들이대TV’에 올린 1분30여초 분량 영상에서 해병대 특유의 붉은 상의와 모자 차림으로 나왔었다. 그는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박 단장 사건이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며, 수많은 해병대 선·후배로부터 ‘그렇게 해병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입을 닫느냐’는 비판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지금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며 “해병대를 진짜 누구 못지않게 사랑하지만, 이번 사건이 하루빨리 해결돼 명예회복이 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해병대로 다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출신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게 살아왔다”며 “국민의 관심 속에 있는 이 일이 하루빨리 해결돼 명예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 해 마무리 인사를 전하면서 김흥국은 “우리 해병대가 하나 돼 똘똘 뭉쳐,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런 해병대로 다시 태어나기를 두 손 모아 빈다”고 경례도 했다. 전체적으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바람으로 비쳤다.
가수 김흥국이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들이대TV’에 올린 1분30여초 분량 영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들이대TV’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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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개봉을 목표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영화 ‘목련이 필 때면’ 제작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흥국은 재차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는 흥행 대박을 기원하는 ‘삭발 퍼포먼스’도 벌였다. 자리에서 그는 박 전 대통령 부부에 관한 노래와 책까지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공개 지지를 선언한 김흥국은 총선 국면에서 여당 후보들을 적극 지원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해병대 출신 당선인들에게 축하 인사 영상 등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그는 “포항 이상휘 후보에게는 영상을 보냈고, 이천의 송석준 후보는 직접 가서 유세를 했다”며 “사실 그 두 사람은 들어서 알지,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낙선자에게도 인사를 보냈다고 밝힌 김흥국은 ‘해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는 진행자 말에 “요새는 많이 변화가 있다”고 대뜸 답했다.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 듯한 진행자의 반응에 ‘해병대 선·후배분들이 나한테 공격하고 야단 치고 이러는 걸 보니’라던 표현이나, “전체 해병이나 전 세계 해병을 봐서라도 웬만하면 하루빨리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는 말로 미뤄 라디오에서 그가 ‘채 상병 사건’을 우회 언급한 것으로 들렸다.
진행자의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왜 입장을 내지 않느냐'는 해병대 선·후배들의 공격이 있었나’라는 구체적인 질문에 김흥국은 “선거 기간에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며 “참고 끝난 다음에 그러든지 해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공격당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듯했는데, “매일 아침 공격을 받으면 반대편에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우리 쪽은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민주 진영을 ‘반대편’에 국민의힘쪽을 ‘우리쪽’이라 말한 것으로 보인다.
가수 김흥국이 지난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정치시그널’ 유튜브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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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은 목소리를 내더라도 개인보다 해병대 전우 단체 차원에서 나서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거대 인원을 움직일 수 있는 단체가 등장하면 하나 된 여론 형성이 더욱 수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내가 일반인인가”라며 “나도 연예인이고, 내가 생각해서 나갈 때는 나가고 안 나갈 수 있다”고 부각한 대목을 볼 때,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사회에서 자신이 부당한 압박을 당한다는 입장으로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김흥국은 “특검이라는 정치적인 이슈는 그 (관련된) 사람들이 할 사안”이라면서, “제가 검찰·경찰을 다니면서 그런 걸 해야 하나”라고도 물었다. 그리고는 “변호사를 쓰든 전문가가 해결해야지, 해병대 출신 연예인이 나밖에 없나”라며 “다른 사람도 있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검 성사 여부가 결론 나기까지 과정을 모두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쌓인 분통과 답답한 속내를 한 번에 터뜨리듯 방송 말미 “이거는 제가 볼 때 선거 기간에 계속 이걸 끌고 가는 것도 우리가 뒤져봐야 한다”며 “뒤에 누가 배후 세력이 있나”라고 의심한 김흥국은 ‘왜 선거 이슈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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