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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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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휴진은 사망선고나 마찬가지”… 늘어나는 의대 교수 휴진에 환자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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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들의 휴직 결의가 늘고 있다. 환자들은 “투병 의지를 꺾는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대 윤인배홀·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용인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임시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30일 자율적으로 하루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일보

24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명의의 성명서와 환자들에게 드리는 글이 붙어 있다.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서울대의대-병원 교수들은 내일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하기로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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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모두에 해당한다. 다만, 휴진 참여 여부는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연세의대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에서 결정한 교수들의 휴진 등 현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의비는 23일 교수들의 사직이 25일부터 예정대로 시작되며 다음주 중 하루 대학별 상황에 맞춰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휴진한다고 예고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전의비의 결정에 동참해 우선 이달 30일 하루 휴진하고, 이후 상황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교수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휴진일을 정해 휴식을 취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적정 근무 권고안을 배포했다. 비대위는 이날 ‘환자 진료 퀄리티 유지 및 교수 과로사 예방을 위한 적정 근무 권고안’을 마련해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에게 배포했다.

비대위는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켜달라”며 “근무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 1회 외래 및 시술,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 휴식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직 등으로 24시간 연속 근무한 후에는 반드시 적절한 절대 휴식 시간을 가지라”며 “환자 진료 퀄리티 유지와 교수 과로사 예방을 위해 위 사항들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비대위가 최근 성균관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병원 교수의 86%는 평균적으로 주 52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 120시간 근무하는 교수도 8%에 달했다.

환자단체 등은 일제히 불안을 호소하며 교수들에게 현장에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상급종합병원이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멈추는 것은 암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투병 의지를 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 교수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탈진 상태로 무력감에 지쳐있다. 환자들에게 더 이상의 희생을 정부와 의료계가 강요하는 것은 반인륜적 행태일 뿐”이라며 주 1회 진료 중단 발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부터 발효되는 사직 효력으로 인해 환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특히,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중증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25일 이후에도 부디 현장에 남아 달라”고 말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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