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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취임 6개월 유인촌 장관 "문화 중요하다면서 예산편성 땐 잘려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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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세종시 어진동 박연문화관에서 열린 2024 문화체육관광 정책 이야기 '문화왔수다'에서 문체부 직원, 청년인턴, 출입기자단을 만나 정책현장에서 느낀 소회와 문화정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4.04.24.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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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박주연 기자 = "다리 하나, 고속도로 하나 놓을 예산이면 우리는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세종 박연문화관에서 문체부 청년 직원들과 함께 정책수다 '문화왓수다' 행사를 가졌다. 청년 인턴 등 직원들과 평소의 고민과 경험, 정책적 구상을 진솔하게 나누고, 격의 없이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유 장관은 지난 6개월간 190여 회가 넘는 현장 행보를 하며 느낀 소회를 직원들과 나누고, 장관 재임 전 '정책 고객'의 입장에서 겪었던 경험 등 정책 속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전했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어떨 때는 두 시간 동안 거친 비난을 듣고, 아쉬움을 듣고 악수하고 헤어진다"며 "최근에 어떤 분이 지금까지 이렇게 긴 시간 이야기를 들어준 장관은 당신 하나 뿐이었다고 말했는데, 저도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예술현장의 목소리는 실제 정책과 엄청나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현장 간담회를 하며 '돈'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예산을 올려달라, 건물을 지어달라는 내용들"이라며 "그런 요청에 대해 반대부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뭐라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을 세우는 철이 되면 모두 '문화가 중요하다', '지금은 문화의 시대'라며 뭐든 할 것처럼 하다가 마지막에 항목을 정하고, 예산을 결정할 시기가 되면 가장 먼저 잘려나가는 게 문화"라며 "우리 정치 현실에서 당장 결실이 안 나는 문화에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났다.

이어 "문화는 시간이 걸린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없다"며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꾸고 키워야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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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세종시 어진동 박연문화관에서 열린 2024 문화체육관광 정책 이야기 '문화왔수다'에서 문체부 직원, 청년인턴, 출입기자단을 만나 정책현장에서 느낀 소회와 문화정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4.04.24.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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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은 "마지막 순간에 뒤로 밀리는 현실이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문체부 직원) 여러분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가 하나라도 더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문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 될 만한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고, 콘텐츠 수출 등 수치를 말하지 않아도 한국 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대우받고 있다"며 "문체부에서 근무하는 여러분들의 선배부터 새로 시작하는 여러분들의 노력들이 쌓인 결과"라고 격려했다.

유 장관은 "이제는 꽃을 피우게 할 때"라며 "고집을 갖고 미래 방향을 설정하고, 양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 주요기관 지원공모사업 ‘책임심의관제’ 도입, 간접 지원, 사후 지원, 다년간 지원 등을 이뤄내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예산이 깎였다고 주눅들 것 없다. 내년에 올리면 된다"며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하고 문화를 보이는 것으로, 들리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자"고 했다. 그는 "습관적으로 해온 작은 지원, 수없이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 굵은 지원으로 재편성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국제문화홍보정책실 신설은 우리의 정책이 바뀐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젊은 직원들의 톡톡 튀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유 장관은 "배우가 힘든 지, 장관이 힘든 지"를 묻는 질문에는 "비교불가"라며 "외형적으로는 장관직은 훨씬 더 힘들다. 하지만 배우는 선택되지 않으면 소멸되는 직업이라 그 힘듦이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유 장관은 "20대라면 국립극단 청년 교육단원에 지원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다"며 "민간은 너무 힘들고 원하는 작품도 쉽게 할 수 없으니 기회를 잡고 경험을 쌓아서 발돋움 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예술경영이 꿈인데,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대를 읽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많은 분야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 사회적 경험을 가져야 한다"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전시, 공연 등 작품 많이 봐야 한다. 그런 걸 접하면서 눈이 떠진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체부 직원들이 정책을 기획하며 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안에서 획일적으로 변하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며 "창의력을 좀 더 살려주고, 좀 더 파격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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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세종시 어진동 박연문화관에서 열린 2024 문화체육관광 정책 이야기 '문화왔수다'에서 문체부 직원, 청년인턴, 출입기자단을 만나 정책현장에서 느낀 소회와 문화정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4.04.24.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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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러분은 한편으로 예술가고, 한편으로 행정가이고 이게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라며 "징검다리를 타고 왔다갔다 타며 어떤 때는 예술가 처럼 미친 사람으로, 어떤 때는 규정 지키는 행정가로 시소게임을 해달라.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라"고 당부했다.

유 장관은 직원들과의 대화에 이어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예산 확충 문제는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예산도 싸움인데 최대 한도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가면 절대 못 늘린다"며 "그만큼 버리는 게 있어야 하고, 새로운 게 들어가야 한다. 그동안 썼던 부분에 대한 구조조정을 확실히 하고, 같은 일도 사업의 방법 등에서 플러스 알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도 험난할 것"이라며 "지금도 10%대 감액예산을 올리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름의 목표는 작은 사업들을 큰 덩어리로 만들고, 가능하면 산업화하는 방향으로, 전국이 해당되는 쪽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관광과 체육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있는데, 순수예술만 떨어져 있어서 이 부분을 확 올린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저작권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산하기관 기관장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추천위원이 추천을 하고 추천된 사람을 심사해서 3배수로 보내면 그 중에 결정하는 건데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검증절차도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전임 장관과 있던 일을 내 마음대로 없던 걸로 하자고 할 수는 없다. 뭔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일단 만나서 뭐라도 이야기를 듣고 싶다. 분명 만나면 별일 없는 것으로 될 거다. 나는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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