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강아지가 한강공원에서 걷고 있는 모습. 뉴스1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려동물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최근 개에 물리는 사고가 속출하면서 손해 배상용 보험금 지급이 급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600만 가구를 넘는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개물림 사고가 연 2000건 이상 발생하는 가운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자가 5년 새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개물림 사고로 인한 응급실 방문·입원, 사망률 등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에만 미국 전역에서 개물림으로 숨진 이가 96명에 달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개에 물려 응급실을 방문한 건수는 2022년 10만명당 125건으로 2005년(73건)보다 약 70% 증가했다. 홍보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의 반려동물 입양이 급증했다. 이러한 '팬데믹 퍼피(강아지)'가 개물림 사고 증가를 이끈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개물림 피해를 책임지는 보험금 규모도 커졌다. 사고 발생 시 미국은 주택보험으로 평균 10만~30만 달러까지 보장해준다. 이렇게 2022년 한해에만 개물림 사고 보험금으로 11억3600만 달러(약 1조5600억원)가 나갔다. 6억 달러 수준이던 2016년과 비교하면 거의 배로 뛴 셈이다. 손해가 커진 미 보험사들은 일부 맹견 품종을 담보에서 제외하거나 사고 보장을 거부하기도 했다.
한국은 코로나 유행기 미국처럼 사고가 확 늘진 않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799만 마리(2022년)에 달하는 만큼 개물림 피해는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관련 환자 이송 건수는 2018년 2368건, 2020년 2114건, 2022년 2216건 등으로 꾸준하다.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에서 60대 남성이 개에 물려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큰 사고도 적지 않다.
김경진 기자 |
국내에선 로트와일러 등 맹견 5종을 키우면 '맹견책임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다. 일반 반려견은 사고 손해배상 보장을 위한 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그러나 '우리 개가 혹시?'라는 생각에 따로 개물림 보험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24일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현대·DB·메리츠)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 보장이 가능한 펫보험(주계약·특약) 보유계약 건수는 2018년 5549건에서 지난해 5만7654건으로 10배가 됐다. 개물림 사고 보장이 포함된 일상·가족배상책임보험도 같은 기간 1170만6737건에서 1519만2788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보험금 청구·지급 추이는 집계되지 않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해도 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퍼진데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어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펫보험 내 반려견배상책임 가입 시 자신이 키우는 개가 다른 사람을 물었다면 자기부담금을 뺀 치료비·위자료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도는 대형 손보사 기준으로 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다양하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반려묘도 사람을 물면 반려견과 동일하게 보장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