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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서울의대 교수들 "30일, 중증·응급 등 제외한 진료 전면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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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교수 등 비대위 수뇌부 내달 병원 떠나…"3기서 정기 휴진 논의"

현 상황, 침몰선 '타이타닉'에 빗대…"정부, 교수들 진정성 못 믿고 매도"

"국민 원하는 의료개혁 반영해 의사수 연구 공모"…정부 증원案 거듭 비판

노컷뉴스

방재승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소속 교수들이 장기화된 의료공백 사태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환자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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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로 넘어가면 대한민국의 의료 붕괴는 100% 옵니다. 3월에 막아보려 했으나 못 막았고, 4월도 지금은 거의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전공의·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아) 의료붕괴가 왔을 때 정부 탓을 할 수도, 의사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끝까지 남아 병원에서 내 환자를 지켰다'는 게, 저는 솔직히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의 방재승 위원장은 24일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비대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사직의 변(辯)'을 밝혔다.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에 이어 비대위를 이끌어온 방 위원장은 배우경 언론대응팀장 등 2기 수뇌부 교수 3명과 함께 내달 1일 자로 병원을 떠난다.

신경외과 교수인 방 위원장은 전날 병원 측에 이같이 알렸다며,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 수뇌부 네 사람은 다 필수의료 교수들이다. 평상시에는 환자만 봤던 사람들인데, 이번 (의·정 갈등) 사태에 이렇게 저희가 최선봉에 서서 대정부 투쟁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의대 소속 교수들이 맡아 온 진료·교육은 이미 다 무너진 상태라며, "병원과 연계된 사업에 관련된 이들도 실업자가 속출하고, 국가 전체의 위기인 상황이 눈에 보이는데 그냥 앉아서 내 환자만 열심히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뛰쳐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의대 차원의 교수 사직은 당장 25일을 기점으로 현실화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전날 소속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소속 교수진이 참여한 총회를 통해 기존에 예고한 '개별 사직'을 강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교수들이 낸 사직서들은 민법상 30일이 지나야 실제 효력이 발생한다. 개인적 사정에 따라 현장을 떠나는 시점은 차이가 있지만, 25일 이후 상당한 진료 차질이 예상되는 이유다.

오는 30일에는 응급·중증·입원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하루 동안 전면적으로 진료를 중단한다. 각 진료과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게 비대위의 방침이지만, 상당수 교수들이 공감대를 밝힌 만큼 사실상 최소한의 필수의료를 예외로 한 '셧다운'이 될 전망이다.

배 팀장은 총회 결의 근거가 된 자체 설문결과를 들어 "과반이 훌쩍 넘는 교수님들이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다만 날짜를 완전히 고정한 채 설문한 것은 아니라, 스케줄상 (30일에) 맞춰 하기 어려운 분도 계실 것"이라며 "환자들께 (사전)안내를 최대한 드리려 하고, 중증·응급, 그 시점에 입원해계신 분들에 대한 진료는 손상되지 않도록 남아있는 교수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이탈이 두 달을 넘기며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의료진의 '번아웃'(소진) 예방을 위한 주기적 진료 중단에 대해서는 5월 이후 출범할 3기 비대위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방 위원장 등 2기 비대위의 임기는 휴진일인 말일로써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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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의 방재승 위원장이 배우경 언론대응팀장이 들고 있는 의사 수 관련 연구출판 논문 공모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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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비대위는 앞서 정부가 정당한 절차를 갖춰 제출된 교수 사직서는 거의 없다며, 언론들이 우려하는 '의료 대란'은 없을 거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방 위원장은 "교수가 쓸 수 있는 제일 마지막 카드는 '사직'"이라며 "정부에서 '교수들 사직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거다', 소위 '뻥카'일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매도하시면 저희가 항복하고 전공의들이 돌아오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그렇게까지 정부가 우리의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나는 사직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계에 이른 현 상황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침몰선인 '타이타닉'에 빗대기도 했다. 방 위원장은 "어떤 항해사가 선장에게 (배가) 침몰된다고 얘기했는데, 선장이 '괜히 손님들에게 불안을 준다'고 매도했다 치자"며 "항해사는 정말로 암초에 부딪힐 것 같아 방향을 틀어야 한다 했지만, 결국 끝까지 (원래대로) 가겠다 해서 부딪쳐 침몰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영화 '타이타닉'에) 침몰하기 전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나. 그렇다고 승객들이 더 살 수 있나"라며 "저희는 진짜 그런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 증원안을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이라 거듭 비판하며,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 출판 논문을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와 향후 의료기술 발전 등을 반영해 의사 부족 여부를 따져보고, 적정 의사 수가 몇 명인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논문들을 사회적 공론에 부치자는 취지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은 선후(先後)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의 한국의료를 국민들이 원하는 시나리오에 맞췄을 때 의사 수가 어떻게 될 건지를 (먼저) 계산해야 되는데, 의사 (증원) 수를 2천 명으로 정하고 의료개혁 패키지를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의료시스템은 의료인들의 '굉장한 희생'을 담보로 버텨 왔다고 지적하며, "유럽식 사회주의 의료와 미국식 자본주의 의료의 장점만을 모았는데, 결국 곪아터질 부분이 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경한 지방 환자가 의사 얼굴을 10~20분 이상 볼 수 있고, 의사도 하루에 환자 20~30명만 진료하면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윈윈(win-win)' 체계를 가정해 연구를 진행해 보자고도 밝혔다.

결과적으로 국내·외 인정을 받을 만한 논문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반영하고,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이같이 도출된 결론을 따르자는 게 비대위의 제안이다. 예상 소요기간으로는 8~12개월을 언급했다.

이 의사 수 추계결과가 나오기까지, 전공의와 의대생도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전공의 단체나 의대생들과 별도 협의된 내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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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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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위원장은 "저희(2기 비대위)가 각 의사단체를 만나 중재안을 그렇게 설명하고 했지만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았다. 이 연구공모 역시 의사단체와 합의하고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제 솔직한 심정은, 어떤 안(案)이어도 의사단체 전부의 합의가 될 것 같았으면 두세 달 안에 됐을 거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대위에서 두 달 간 계속 주장한 것은 '객관적 검증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의사 2천 증원을 제발 중지해달란 것이었는데 정부가 듣지 않았다"며 "하도 답답해서 비대위에서 직접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공모는 출범을 하루 앞둔 정부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산하에 구성될 의료개혁 추진단이 서울의대 비대위와 공동 추진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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