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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아파트 높이' HMM 함부르크호…조종실 들어가보니[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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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399m, 폭 61m 초대형 컨테이너선

지난해 12월 출항 후 128만에 부산신항 돌아와

최첨단 항로 시스템에 친환경 엔진까지 갖춰

뉴시스

[부산=뉴시스] 지난 19일 부산신항 3부두(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에 정박한 HMM 컨테이너선 '함부르크호'. (사진=이다솜 기자) 2024.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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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이다솜 기자 = 지난 19일 부산신항 3부두(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에 '세계 최대급' 컨테이너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12일 같은 곳에서 출항한 지 128일 만이다.

파란색의 이 거대한 선박은 한 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높고 웅장했다. 선수(배의 앞머리)에는 HMM의 로고가 눈에 띄었으며, 측면에는 '에이치엠엠 함부르크'라는 선박명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이 선박은 HMM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으로부터 인도받은 '함부르크호'로 지난 2020년부터 출항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5시경 이날 중국 톈진과 청도를 거쳐 부산신항에 당도한 함부르크호는 하역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치에 맞게 건조된 선박은 길이만 399m, 폭은 61m에 달한다. 바닥 기준 갑판까지 36m, 꼭대기 안테나까지는 81m로 고층 아파트 수준의 높이다. 인도 당시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했으며, 4년이 지난 현재 세계 최대 선박인 '에버그린'과도 적재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함부르크호의 적재량은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으로 만선 시 컨테이너 최대 2만3962개를 실을 수 있다. 선박에서는 대형 하역 장비인 하역용 '겐트리 크레인'이 1시간에 약 30개의 컨테이너를 야드로 부지런히 내리고 있었다.

선박의 꽃 '조종실'…전자해도로 최첨단 장비 갖춰

이날 HMM은 함부르크호의 외부와 내부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선박에 설치된 6인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가장 꼭대기 층에는 항로를 결정하는 중심부인 브리지(조종실)가 있다.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들은 원활한 운항을 위해 4시간 단위로 당직을 서며 이 곳을 지킨다.

부산신항 일대의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전경 앞으로는 항로 등이 표시된 스크린들이 설치돼 있었다. 그 중 액디스(ECDIS)는 항로 상의 여러 자료 등을 입력해 놓은 전자해도다. 배가 다니는 길뿐 아니라 수심이나 바다에 떠있는 등표 등이 자세히 표시된다. 해적 출몰 위험 구간은 빨간 선으로 표시해 안전까지 돕는다.

액디스 옆에는 선박 주변의 물체나 장애물을 파악할 수 있도록 레이더 반사기를 설치했다. 전파가 주변에 있는 물체들에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경우 화면에 표시해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어선 충돌을 방지하는 데 필수 장치다.

황희승 HMM 2등 항해사는 "불과 40~50년 전만 해도 종이해도를 놓고 항해했는데, 액디스는 이를 모두 전산화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충돌 방지와 좌초 방지 등을 주요 목적으로 이 항해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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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HMM 함부르크호 기관실 내부. 액디스(ECDIS), 레이더 등이 설치돼있다. (사진=이다솜 기자) 2024.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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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실 없인 선박 운항 없다…친환경 대응도 '착착'

함부르크호의 가장 아랫층에는 선박의 '심장'인 기관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거대한 선박을 움직이기 위해 메인 엔진과 발전기가 쉬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기관사 9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사람의 발이 메인 엔진이라면, 발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동력을 만드는 것이 발전기다. 함부르크호에는 메인 엔진을 운용하기 위한 5대의 발전기가 설치됐다.

세계 최대급 컨테이너선답게 발전기 근처에 다가서야 엄청난 열과 소음이 느껴졌다. 운항 중 발전기 1대당 3000KWh(킬로와트시)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하루만 발전기를 돌려도 일반 가정 200가구에서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반면 메인 엔진은 6만380마력의 선박치고는 작은 크기였다. 이는 2020년대 들어 해운업계에서 친환경 경쟁력이 필수가 되면서 '속도'보다는 '효율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만4000개의 컨테이너를 나르는 선박에서 작은 엔진을 쓴다는 것은 연료 소모가 적어 오염 물질 배출이 적다는 의미다.

최형도 HMM 기관장은 "환경적인 이슈와 기능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저속 운항이 대세가 되면서 엔진 사이즈가 작아지고 있다"며 "속도를 올리는 대신 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저희 배 역시 엔진 사이즈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함부르크호는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 디젤 엔진 대신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가 적용됐다. 가격이 1.5배가량 비싼 저유황유를 쓰는 대신 언제든 스크러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타입을 선택한 것이다. 전 세계 스크러버 평균 설치율이 38.3%인 것에 반해 HMM은 83.3%에 달한다.

하역작업과 일부 정비 작업을 마친 함부르크호는 지난 22일 오전1시 다시 출항에 나섰다. 7257TEU의 컨테이너를 내린 선박에는 다시 3575TEU의 새로운 컨테이너가 실렸다.

이날 중국 상하이 항구로 향한 함부르크호는 스리랑카 콜롬보 등 아시아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국 런던 등 주요 유럽 항만를 운항한 뒤 약 4달 뒤 다시 부산신항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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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HMM 기관실에 설치된 메인엔진과 발전기.(사진=이다솜 기자) 2024.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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