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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단독] 민희진은 왜 하이브에 반기를 들었나…시작은 ‘스톡옵션 갈등’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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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어도어 설립 때 민 대표를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민 대표 측은 스톡옵션이 너무 적고 세율이 높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하이브는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대신 주식을 저가에 매도하는 식으로 한발 양보했다. 그럼에도 갈등이 봉합되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양측의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와 소속 가수 뉴진스를 탈취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 대표 측은 지금의 갈등이 아일릿(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가수)의 뉴진스 표절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한다.

조선비즈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왼쪽), 민희진 어도어 대표.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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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2021년 어도어 설립 이후부터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 기준으로는 회사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민 대표는 뉴진스를 키운 공에 비해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했고, 이에 하이브에서 2022년 스톡옵션을 추가로 부여했다. 주식으로 전환할 시 지분율 20%에 육박하는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에게는 스톡옵션 추가 부여도 만족스러운 대안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이익에는 종합소득세가 과세되는데, 누진세율이 최고 45%에 육박한다. 민 대표 입장에선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하이브는 지난해 초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하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식을 민 대표에게 저가 매도했다.

그 결과 민 대표는 지분 18%(57만3160주)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대주주는 하이브(지분율 80%)다. 민 대표는 주식의 환매청구권(풋백옵션)도 갖고 있다. 즉, 보유 지분을 향후 하이브에 되팔 권리가 있다. 만약 어도어 기업가치가 1조원이 된다면, 민 대표는 주식을 되팔아 2000억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주식을 싸게 팔 수 있었던 건 어도어가 재작년까지 적자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어도어는 40억원의 영업손실,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비상장 주식은 가치 산정 방법을 명시적으로 정하는 법 규정이 없어, 상속세및증여세법(상증법)에 따라 시가를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상증법상 시가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

뉴진스는 2022년 8월 데뷔했다. 양측이 주식을 매매한 시점은 지난해 초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민 대표를 달래기 위해 향후 가치가 급격히 오를 주식을 2022년 실적을 기준으로 저렴하게 넘긴 셈이다.

그러나 하이브의 노력은 통하지 않았다. 올해 초 하이브에 “민 대표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회사를 탈취하려는 계획을 짰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하이브는 민 대표와 조용히 풀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렇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다가 3월 아일릿이 데뷔했고, 마침 아일릿의 콘셉트가 뉴진스와 비슷했기에 민 대표 입장에선 좋은 구실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이후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를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민 대표는 22일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입장을 발표한다”며 멤버들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치열한 법정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이브는 법률사무소 김앤장 등을 선임했다. 민 대표 측은 법무법인 세종과 손잡았다. 하이브는 우선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 대표의 사람들을 해임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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