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여당 최연소’ 김용태 “권력자 말 잘 안 듣는 국회의원 될 것”[초선 당선인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의정 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성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최연소(33세) 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이자 여당 유일 90년대생.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을 수식하는 말이다.

젊지만 그의 정치 이력은 결코 짧지 않다. 육군 장교 전역 후 2017년 바른정당 입당으로 정계 입문했다. 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 공직선거 출마였다. 2021년 5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해 러닝메이트인 이준석 대표와 함께 당선됐다. 이후 이 대표와 정치 행보를 함께하다 이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결별했다. 김 당선인은 참패한 여당의 개혁을 주도할 청년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주목 받고 있다.

김 당선인을 지난 21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김 당선인은 여당의 총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공정, 정의, 법치라는 보수 가치가 훼손된 것”이라며 “국정 동력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이 스스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부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이 무조건 권력자를 지키고 힘센 사람한테 줄 타는 면에서 비슷해져 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말 잘 안 듣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1대에 이어 두 번째 총선 출마였다.

“포천·가평은 여당이 우세한 지역이지만, 이번엔 정권심판론이 작용한 것 같다(2위와 2.11%포인트 차 신승). 당 차원의 전략 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이념적으로 비판하기보다 민생과 정책 중심 선거를 치렀어야 했다. 다만 그동안 내가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냈던 것이 많은 유권자,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국민의힘이 경기에서 참패한 이유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던 마음을 우리가 충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소통을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재인 정부와 크게 태도가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권위주의적이고, 당내에서 다양한 얘기를 하면 내쫓으려 했다. 이는 국민이 바라던 방향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공정, 정의, 법치라는 보수 가치가 훼손된 것이다. 정의를 바로세우려 했던 윤석열 검사를 많은 국민이 믿었는데, 믿음이 깨졌다. 국정 동력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이 스스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부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도 쉽지 않을 거다.”

-앞으로 윤 대통령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일단 야당 대표와 자주 만나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자연스럽게 생각을 좁힐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만나면 새 국무총리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또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

-야당이 제정을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입장은.

“핵심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이 젊은이와 관련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히는 거다. 다만 빠르게 진상 규명을 하는 데 특검이 나을까,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을까가 고민이다. 대통령이 (공석인) 공수처장을 빨리 지명해서 공수처가 진정성 있게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특검에 대한 여론은 훨씬 커질 거라 생각한다.”

-‘김건희 특검’에 대한 대응은.

“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기 전에 여당에서 국민이 만족할 만한 뭔가를 내놔야 하지 않을까. 법 앞의 평등은 민주공화정의 당연한 가치다.”

-어떤 인물이 차기 당대표가 돼야 하나.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보수 정당답지 못하다’는 말을 들었다. 권력에 충성하는 게 아니라 보수의 가치에 충성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 대화를 이끌고 정치의 기능을 복원할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전당대회 당원투표 100% 룰을 바꾸는 데 동의하나.

“민심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 (전당대회를) 당원 100%로 치르면서 당이 무기력해졌고 민심과 동떨어진 판단들을 했다. 당심 100%로 전당대회를 치러보니 당심과 달리 민심이 높게 나온 후보를 무시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 상황에서 당심 대 민심 비율이 5 대 5 정도는 돼야 국민들이 ‘국민의힘이 혁신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봐줄 것이다.”(김 당선인은 민심 30%가 반영된 2021년 5월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됐으나, 당심 100%였던 2023년 3월 전당대회에선 최고위원에 출마해 낙선했다.)

경향신문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의정 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성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도부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정말로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에 일단 집중하고 싶다.”

-여당에서 가장 젊은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지원 유세에서 ‘김용태는 말 잘 듣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권력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국민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앞으로도 (권력자) 말 잘 안 듣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양당이 서로 가치를 얘기하기보다 무조건 권력자를 지키고 힘센 사람한테 줄 타는 면에서 비슷해져 가는 것 같다. (의원실) 보좌관 선배들이 ‘일단 (임기) 4년만 (의원) 할 생각하자. 안 그러면 목소리도 못내고 아무 것도 못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다. 정치인은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나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처한 정치·권력 구조에서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국민 목소리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혼자 당에 남았다.

“전당대회 당시 천아용인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우리가 이 당을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도록 바꿔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대통령을 향해 건설적 비판을 한다면 수용해야겠지만, 팬덤에 기반한 갈라치기 공격은 지양했으면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화의 장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면 본인처럼 쫓겨날 거라고 했다.

“당내에서 쓴소리를 하는 건 중요한데, 이 대표는 (상대를) 조롱하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많은 당원, 지지자가 상처를 입은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대표의 당내 정치는 실패했다.”

-1호 발의 법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을 통과시켜서 지역을 활력 있게 바꾸고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경기지사와 경기 지역 다수 국회의원이 야당 소속이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여야 협치 모델이 될 수 있다.”

-여당 내에서 기후위기 관련 활동을 해온 드문 정치인이다.

“국회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 21.6%를 달성해야 하는데, 이에 도달하기 위해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2022년 기준 9.2%). 몇 년 남지 않았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국회의원 선거 결과, 민심 변화를 지도로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