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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핏불에 물린 15개월 아기 사망…개물림 사고 책임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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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가족의 친구가 개 두고 떠나…"보호자에도 책임 물어야"

위험 견종 키우려면 면허 발급하는 등 규제 강화 목소리

뉴스1

입마개를 한 핏불 테리어. 2017.01.2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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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에서 생후 15개월 아기가 개 2마리에게 물려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개 물림 사고에 대한 정부의 조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15개월 된 남아는 이탈리아 살레르노의 주택 앞 마당에서 핏불테리어 2마리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

마리오 콘테 살레르노 시장에 따르면 사고 당시 아기는 삼촌의 품에 안겨 있었다. 이들이 집에서 나서려 하자 개 2마리가 달려들어 아이를 낚아챘다. 마리오 콘테 살레르노 시장은 "아이는 개에게 물려 말 그대로 팔이 찢어졌다"며 "아이의 삼촌이 아이를 구하려고 개입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갑자기 몇 분 안에 일어났고 개들이 항상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동물병원이 개 2마리를 데려갈 것"고 덧붙였다.

문제의 핏불테리어 2마리는 아기 가족의 친구 부부가 데려온 반려견으로, 이들은 같은 집에 살다가 최근 떠나면서 반려견을 두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15개월 아기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이어지자 이탈리아에서는 개 물림 사고에 대비해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소비자보호단체 코다콘스(Codacons)는 "인간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견종은 분명히 있다"며 "유행으로 인해 이 견종들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탈리아 보건부는 2006년 '개 공격으로부터의 공공 안전 보호'에 관한 조례를 발표하며 위험 견종 17종을 분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임의로 위험 견종을 분류하는 것은 확실하지도 않을뿐더러 차별적이라는 이유로 목록을 폐지했다.

코다콘스는 "우리는 오랫동안 동물을 악마화하지 않고 위험한 견종을 소유한 이들에게 의무 면허를 요구해 왔다"며 "견종 17종의 목록을 삭제함으로써 보호자에 대한 모든 의무가 사실상 취소 됐다"고 역설했다. 이어 "모든 견종이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목록을 복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개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동물 및 환경 보호 협회 아이다(Aidaa)는 "현재로선 사건의 핏불 테리어 보호자가 다른 곳에 사는 동안 개를 방치했다는 점이 확실하다"며 "2마리의 개에게만 죗값을 물을 게 아니라 보호자의 입장을 분명히 확인한 후 책임이 드러날 경우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오이파(Oipa)는 이 지역에 "훈련에 능하지 못한 이들이 특정 종의 개를 키우는 것을 규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밀라노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종을 키우는 것에 대해 면허를 부여해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관에 신고하고 교육을 듣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디아 타카니 오이파 법무부장 겸 변호사는 "개가 사람을 물거나 싸우는 사고가 발생하면 보호자는 공격성이 있다고 판단된 개를 수의학 서비스에 등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카니 변호사는 "전문 수의사 협회와 동물 보호 협회가 협력으로 만들어진 교육 과정은 지방 자치 단체에서 조직한다"며 "사고를 일으킨 반려견의 보호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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