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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필리핀 군사훈련 발리카탄, 사상 첫 ‘남중국해’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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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2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케손시티의 군사본부에서 열린 미국-필리핀 연합 군사훈련 ‘발리카탄’ 개막식에서 로버트 유잉 주필리핀 미국 부대사(가운데)를 사이에 두고 두 나라 군 수뇌부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케손/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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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필리핀군의 대표적 연례 연합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이 1만6천여명이 참여하는 규모로 남중국해 등에서 22일 시작됐다. 일본 자위대는 올해 훈련 옵서버(참관국)로 참여하며, 올해엔 이 훈련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 영해 바깥 남중국해에서도 훈련이 실시된다.



마이클 로지코 ‘발리카탄 2024’ 대변인(필리핀군 대령)은 “올해 훈련은 사이버 방어, 감지 및 표적 탐지, 미사일 타격, 대테러 작전 등에서 협력과 대비 태세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동맹의 힘과 영토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게 훈련의 최대 목적”이라고 말했다고 필리핀 인콰이어러 등이 이날 보도했다. 발리카탄 훈련은 미군과 필리핀군이 1991년부터 시작한 양국 대표 연합훈련으로 올해는 5월10일까지 19일간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필리핀 영해(12해리·22.2㎞) 바깥 남중국해 해상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훈련이 열린다. 이번 훈련은 적군에게 빼앗긴 대만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인근 필리핀 섬을 탈환하는 시나리오 등도 담고 있어, 중국 견제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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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건조된 퇴역 필리핀 해군 소형 보급 유조선인 비알피(BRP) 레이크 칼리라야.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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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건조된 퇴역 필리핀 해군 소형 보급 유조선인 비알피(BRP) 레이크 칼리라야를 필리핀 북부 해역에서 격침하는 훈련도 실시된다. 필리핀군이 보유했던 유일한 중국산 배가 표적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로지코 대변인은 “의도적이지 않다”고 말했지만 상징적이다. 미군 요격 미사일 ‘SM-6’ 공중 수송 훈련도 열린다. 다만, 이번 훈련 기간에 발사 계획은 없다고 로지코 대변인은 말했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2016년 6월~2022년 6월) 당시 발리카탄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중요시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뒤 훈련이 다시 강화됐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만7천여명 참가 규모 훈련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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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필리핀 해병대와 미군 해병대가 남부 민다나오에서 정글 생존 훈련을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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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전례 없는 수준”의 안보 동맹 업그레이드를 발표한 일본도 마르코스 필리핀 정부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5일 일본 자위대가 내년 발리카탄 훈련부터는 옵서버가 아니라 정식 참가국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이런 상황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중국군 서열 2위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이날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 개회식에서 “중국은 당사국과 직접 우호적 협의를 통해 해양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악의적인 주권 침해에 대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권리를 지키고 불합리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 하는 것은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은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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