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이 22일 IITP가 운영하는 청년 창업 지원센터인 SW마에스트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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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산업 패러다임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대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초격차 기술 구현과 같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 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계획입니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이 22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수요자인 기업, 나아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확보해 사업 현장에 투입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IITP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ICT 분야 R&D 과제를 기획·관리·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매년 평균 1조2000억원 이상의 정부 R&D 예산을 집행하고, ICT 전반에 걸친 연구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외 ICT 관련 기술, 산업, 시장에 대한 동향을 분석·전망하고, 개발된 기술을 사업화로 연계하는 것까지 ICT 분야 R&D의 전 주기를 관리한다. 주요 미션은 기술 혁신을 위한 R&D와 인재 양성으로 압축된다.
지난 3월 취임한 홍 원장의 이목은 요즘 R&D 지원 체계의 개혁에 쏠려 있다. 그는 "R&D가 R&D로 끝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기술 성과물로 나와야 의미가 있다"며 "단순히 예산을 배정하고 지원해주는 플래너(Planner·기획가)를 넘어 실제 성과까지 이끌어내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조정자)'로 IITP의 역할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TP는 올 상반기 내로 디지털 R&D 혁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D의 주기는 기획, 집행, 평가를 거치는데 단계마다 '시장성'을 고려해 R&D 지원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혁신 방안의 골자다. 기획을 넘어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도 기술 수요 기업들을 참여시켜 전략적인 R&D 분야를 선정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편할 방침이다. 또 집행 단계에선 파편화된 연구과제나 단발성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지양하고, 연구의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후속 연계 연구가 뒤따를 수 있는 '이어달리기 R&D' 지원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홍 원장은 "기술의 사업화와 표준화를 통해 시장에서 통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의 우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글로벌 맞춤형 기술개발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별 요소기술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이들 기술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 내면서 이종 산업 간 융합 시너지를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IITP는 AI, AI 반도체, 5G·6G, 양자, 사이버 보안, 메타버스 등 6대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 전체 예산 1조1668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중심 국가 혁신과 글로벌 중추 국가 도약을 위한 핵심 디지털 정책 수립을 주도적으로 지원한다. 홍 원장은 "올 한 해 전체 ICT R&D 예산의 62.4%를 6대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특히 AI가 산업 체질을 바꾸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어 올해 IITP는 인간 수준 범용인공지능(AGI)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AI 특화 칩이라 불리는 신경망처리장치(NPU), AI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고도화, 첨단 이종 집적기술 등 R&D에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장은 특히 '양자 기술'도 하루빨리 선제적으로 고도화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그는 "양자는 AI, 바이오와 함께 정부가 선정한 3대 게임 체인저 중 하나"라며 "양자통신과 양자센서 핵심기술 확보와 차세대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저가 모듈형 양자암호키분배(QKD) 시스템과 양자 채널, 기존 채널 다중화 기반 시스템에 대한 기술 정교화 작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IITP의 또 다른 사업 축인 '인재 양성' 부문에서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인재 양성 분야는 전년보다 8% 늘어난 3514억원의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했다"며 "올해 석박사급 인력 배출을 확대하고, 지역산업 인재, 글로벌 특화 인재 등 분야별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ITP는 올해 생성형 AI, 글로벌 데이터 융합, 차세대 통신·클라우드, 오픈랜 등으로 분야를 나눠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SW) 기반 대학 교육 과정도 증설한다.
홍 원장은 "올해 신규 17개 대학을 비롯해 총 58개 학교에서 기업 수요 맞춤형 SW 교육이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카네기멜런대, 캐나다 토론토대와 AI 분야 맞춤형 교육과정도 운영 중인데 올해 추가로 해외 대학·기업 연계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 원장은 "구체적이고 과감한 액션 플랜으로 세세하게 R&D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디지털 R&D 혁신 생태계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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