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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이슈 로봇이 온다

"3~5년 내 AI 가정용 로봇 급속 발전…개방형 AI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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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통번역·식당·가사 등 삶의 질 개선

메타 등 일부 기업 개방형 연구

개발 속도 높이고 경쟁력 강화

일자리 위협보다 생산성 확대 순기능 더 커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로 들어왔습니다. 향후 3~5년 이내에 AI를 결합한 가정용 로봇 연구가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경제

레를 핀토 뉴욕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가 최근 뉴욕대에서 진행된 인터뷰 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로봇들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실험실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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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를 핀토(Lerrel Pinto) 뉴욕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최근 뉴욕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AI의 발전과 제품 개발 사이에 아직 격차가 존재하나, 앞으로 AI를 접목한 물리적 로봇의 발전 속도가 급격히 이뤄져 실생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핀토 교수는 로봇을 위한 머신러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젊은 학자다. 그는 지난해 MIT 테크리뷰가 선정한 ‘35세 이하 혁신가’로 선정됐으며 최근엔 파우나 로보틱스(Fauna Robotics)를 창업해 주목받기도 했다. 내달 22일 아시아경제가 주최하는 미래기업포럼 연사로 참여해 AI와 로봇 기술 동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AI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작업을 대체해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봤다. 지금도 가능한 통·번역은 물론 식당·항공편 예약, 자율주행 기능 개선, 가사 등 실생활에서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핀토 교수가 설립한 파우나 로보틱스는 AI를 접목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가정용 범용 로봇이 주요 개발 대상 중 하나다. 인간처럼 낯선 환경에서 작동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 능력을 제고하는 AI 로봇을 개발 중이다. 그의 실험실에선 AI 로봇들이 가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이르면 3년 내 가정용 로봇 개발이 대폭 진전되고, 상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AI가 최근 IT 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면서 기업들이 AI 개발에 주력하는 가운데 ‘개방’을 키워드로 한 협력과 경쟁이 중요하다고 핀토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빅테크 중 가장 먼저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라마(LlaMa)의 코드를 공개한 메타를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핀토 교수는 "기업 중 상당수가 연구 결과를 공유하지 않지만 메타 등 일부 기업은 개방형 AI 진영에 섰다"며 "오픈소스를 통해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고, 기술을 개발해 해당 분야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챗 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경쟁력에는 아직 뒤처질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개발에 동참하고 높은 성능의 AI를 만들어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연구발전 및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기적으로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AI가 향후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에는 생산성 확대 등 순기능이 훨씬 클 것으로 봤다. 핀토 교수는 "일부 대체 가능한 직종도 있겠지만 AI 도구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유용해지고 있다"며 "인간이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성을 기존보다 훨씬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AI에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맡길 순 없지만, AI의 도움을 받아 생산성을 기존보다 훨씬 더 높일 수 있다"며 "예컨대 특정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2년이 걸렸다면 AI를 활용하면 절반인 1년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핀토 교수는 AI가 사회적 약자나 취약계층에 대한 정보 진입장벽을 낮춰 기회의 문을 넓혀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교육 접근성이 부족한 계층에겐 AI 도구가 더 다양한 지식과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AI 도구를 통해 훨씬 더 빠르게 배울 수 있고 코드 생성, 정리, 상호 작용 등에 있어 AI를 활용해 필요한 작업량 또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소외 계층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고, 책임 있는 AI를 개발할 필요성 또한 요구된다고 핀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다만 "AI 시스템의 기능과 이점, 효과적 활용은 사용자의 이해와 올바른 질문 능력에 달려 있다"며 "사용자에 따른 결과의 생산성, 효율성 도출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활용 능력에 따른 정보 및 생산성 격차는 커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도래에 대해선 "AGI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핀토 교수는 "AI가 앞으로 오랫동안 인간 지능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인간과의 상호 작용도 부족하고, AI를 특정 작업 수행에 필요한 물리적 기능과 접목한 제품 개발 역시 한참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핀토 교수는 파우나 로보틱스를 통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를 실생활에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AI 로봇을 이용해 실제 세상에서 물리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집을 치우고, 커피잔을 옮기는 등 우리가 사는 자연스러운 인간 환경에서 물리적으로 구현된 로봇 지능이 함께 공존하는 것, 이런 유형의 로봇을 만드는 것이 파우나 로보틱스의 설립 목표"라고 강조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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