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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의·정 평행선 여전한데…'의사 빠진' 의료개혁특위 힘 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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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특위 금주 출범…'증원 조정' 수용에도 의료계 '냉담'

의협·전공의·의대 학장 등 "증원부터 원점으로" 한목소리…대치 지속

25일 교수 사직에 의대생 집단유급 현실화 임박…"의사들 저항할 빌미만 줘"

노컷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 21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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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명도 최소한의 증원"이라며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던 정부가 의사들을 향해 사실상 무릎을 꿇었지만, 의·정 갈등의 냉기류는 걷히지 않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의 정상적 운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주 의대 교수들의 실제 사직까지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의료대란 우려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증원 축소안' 急받고, 의료개혁특위 출범 속도 내는 정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제36차 회의에서 "(금주 출범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개혁 관련 다양한 이슈에 대해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등 의료계에서도 꼭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료개혁특위는 공급자단체(10명), 수요자단체(5명), 분야별 전문가(5명)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체다.

정부는 특위를 통해 '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개혁과제', '필수의료 중점투자 방향', '의료인력 수급현황에 대한 주기적 검토 방향'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의사 증원 등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를 명분으로 내세운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세부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주 중 첫 회의를 앞둔 특위 위원장에는 복지부 관료 출신이자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부총장을 지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으로 일한 이력도 있어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를 '중재'할 적임자란 게 당국의 판단이다.

4.10 총선을 전후해 침묵을 지키던 정부가 최근 다시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는 데엔, 내년도 의대 증원분(分)은 '무조건 2천'이란 원칙을 거둬들인 만큼 강대강 대치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반영됐다.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조 장관은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나가겠다"고 말했지만, 하루 만에 무색해졌다. 당일 6개 비수도권 국립대 총장들이 대학별 증원인원 자율감축(50~100% 범위)을 용인해달라고 요구하자, 이튿날 '못 이기는 척'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총장들의 제안을 '현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추켜세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료 현장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간 '2천 증원'은 협상 대상이 아님을 못 박은 정부지만, 두 달 가까이 장기화한 의료공백에 여론마저 부정적으로 옮겨가면서 이례적으로 빠른 태세 전환을 한 셈이다. 일각에선 학교별 조정안을 정부가 '먼저' 제시했다는 뒷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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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을 갖고 거점국립대 총장들이 건의한 의대 정원 조정건의에 대한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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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불참' 밝힌 의사들…"증원 중단이 먼저" 한 목소리

당장 관건은 의료개혁 특위에 의사단체가 참여하느냐다. 의협은 이미 '불참' 의사를 확고히 전한 상태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0일 회의 후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특위로 알고 있다"면서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제대로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 특위는 물리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수 없는 위원회이기에 다른 형태의 기구에서 따로 논의되어야 한다"며 "의사 수 추계위원회 등은 일대일(1:1)로 따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특위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밝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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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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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역시 21일 대정부 호소문을 내고,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동결 및 의료계와의 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KAMC는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증원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 의료인력 배출 규모를 대학교 총장의 자율적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전공의와 학생들의 복귀, 2025학년도 입학전형 일정을 고려해 내년도 입학정원은 동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수 사직'에 의대생 집단유급 임박…"정부, 원칙만 무너뜨려"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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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60일째인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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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개혁특위가 수일 내 활동을 개시해도 원활한 가동은 어려울 거란 전망이 유력한데, 현장 상황도 암담하긴 마찬가지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지난달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워온 의대 교수들이 실제로 병원을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교수들이 '정부 압박용'으로 사직 카드를 활용했다는 판단 아래 실제 이탈은 적을 거라 내다보지만, "사직 전에 (과로로) 순직할 판"이란 교수들의 호소가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현재의 국면이 이어질 경우 5월부터 의대생의 집단 유급은 정해진 수순이다.

결국 강공 드라이브만 걸던 정부가 근본적 갈등은 해소하지 못한 채 원칙만 무너뜨리고 마는 실책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모집인원 확정을 앞두고 돌연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를 빌미로 기존의 원칙과 결정을 번복한 채 백기를 들었다"며 "의료계의 요구가 완전히 관철될 때까지 더 크게 저항할 빌미를 제공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이어 "의사가 환자 버리고 떠나면 정부는 달래기 바쁜 비정상적 사회구도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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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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