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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최신예 무기, 이란 방공망 완전히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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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군사 전문가 등 분석

이스라엘이 지난 19일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에 최신예 F-35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 등 첨단 무기를 동원, 이란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핵 시설 근처의 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알려졌다. 21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방공망을 회피해 미사일로 이란 레이더 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사실로 확인되면 이란 영공은 물론 극비 전략 자산을 지켜야 할 다층 방공망이 이스라엘 공군에 완전히 뚫리는 ‘망신’을 당한 셈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19일 공격의 배후로 특정하지 않은 채 “(이란 중부 도시) 이스파한에 벌어진 공격은 장난감 수준의 무인기(드론)로 이뤄졌다”며 미사일 공격설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국내외에 자국 방공망의 취약성을 숨기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이번 사안에 정통한 서방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20일 본지에 “이스라엘의 전날 이란 공격에 이스라엘 공군의 F-35가 가담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이스라엘 F-35기 편대가 이란 영공에 침투, (공습지인) 이스파한주(州) 나탄즈 핵 시설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의 방공망이 F-35 전투기들을 전혀 잡아내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 F-35 전투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다. 레이더 전파를 산란하거나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레이더상에서는 작은 공이나 새 수준으로 인식된다. 이스라엘은 현재 총 39대의 F-35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영국·한국 등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다. 한국도 F-35를 이용해 북한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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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사용된 미사일 역시 최신식이다. 또 다른 유럽 국가의 정보 당국자는 “이스라엘 공군이 핵 시설을 지키는 방공망 레이더를 최신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알고 있다”며 “이 미사일의 첫 실전 데뷔”라고 말했다. 해당 미사일은 미국산 ‘AGM-88G 함(HARM·고속 대레이더 미사일)’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시험 발사를 마쳤고 미군과 동맹국에 최근 배치가 시작됐다. F-35 장착은 올해 가능해졌다고 알려졌다. 그는 “이스라엘이 ‘원하면 언제든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해 없앨 수 있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같은 무기 체계(F-35와 HARM)를 보유한 동맹국들이 이번 작전의 세부 정보를 파악하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무기가 나탄즈 근처 이스파한 공군 기지의 S-300 대공 시스템을 타격했고,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ABC 역시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스파한주에 위치한 나탄즈 핵시설을 보호하는 방공 레이더 기지에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NYT는 또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과 비교해) 극히 소량의 무기만으로도 이란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공격에 360여 기의 드론과 순항·탄도 미사일을 날렸으나 99%가 격추되는 굴욕을 당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 사실을 반복해서 부인하고 있다. 공습 당일 이란군 당국자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는 없다”고 한데 이어, 관영 매체들도 “이란 국경 밖에서 날아든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19일 미국 NBC 인터뷰에 나와 “어젯밤 일어난 일은 공격도 아니었다. 장난감 수준의, 드론이라고 하기도 힘든 것들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미사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는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맞서 ‘새로운 모험(공격)’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보복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이란 군이 자국 방공망이 이스라엘에 완전히 뚫린 사실을 감추려 미사일 타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란군은 현재 러시아산 S-300 방공 미사일 체계, ‘택티컬헌터(Tactical Hunter)’ 방공 체계, 호르다드(Khordad) 방공 체계 등 ‘삼중 방공망’을 운영해왔다. 스카이뉴스 등 영국 매체들은 “이란은 이전에도 이스라엘 전투기에 방공망이 뚫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기술로 방공망 강화에 노력해 왔으나 미국의 스텔스 기술에는 아직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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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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