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1 (금)

“학부모들 폭풍민원 어찌하나요”…특수학급 의무화에 사립학교 발 동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 기자간담회서 밝혀
사립학교도 특수학급 의무화 추진
조례 개정·재정보조금 벌칙 검토
사학들 “특수학교 설립 우선해야”


매일경제

서울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복도의 신발장 옆을 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김호영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립학교 뿐 아니라 사립학교에도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수학급 확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온 사립학교의 반발이 예상된다.

조 교육감은 지난 18일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공립은 특수학급 설치 비율이 약 70%지만, 사립은 2% 남짓”이라며 “서울의 모든 공·사립 학교에 특수학급이 필요한 경우 의무로 만드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에 강제 조항을 넣거나 사립학교의 재정결함보조금에 벌칙조항을 넣는 등 다양한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교육청이 각 학교에 특수학급 개설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학교가 설치를 원하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올해 4월 1일 기준 유·초·중·고교 특수학급 설치 비율은 공립학교의 경우 74.2%(1254개 중 930개)에 달했지만, 사립학교는 2.6%(800개 중 21개)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령 인구 감소에도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90년 5만명을 넘지 못했던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2010년 7만 9700명으로 늘었다. 작년에는 10만 9703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시교육청은 특수교육기관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교육청은 특수교육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역별 특수학급 배치를 최적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진학수요 조사 대상을 기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에서 초1부터 중3까지 확대·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예상 수요를 미리 파악해 각 학교에 특수학급 확충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다.

다만 특수학급 설치의 대상이 되는 사립학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수학급 설치가 언급될 때마다 사립학교에서 “교사들이 장애 학생을 교육한 경험이 적고 비장애 학생들의 인식도 부족하다”며 반대하는 경우가 잦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고 교사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교류하며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는 특수학급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학교에서 특수교육 학생들이 잘 섞이지 못하다보니 특수학교를 많이 짓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면서 “사립학교에게는 특수학급이 적은 곳에 패널티를 주기보다 잘 하는 곳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현재 서울 지역에 새로 설립되는 특수학교는 2027년 9월 개교 예정인 동진학교와 2029년 3월 문을 여는 성진학교 등 2곳이 예정돼 있다. 특수학교 설립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총선때는 성진학교가 들어설 서울 성수공고 부지에 특수학교 대신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나오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은 특수학교 대체부지 검토계획이 없다고 단호히 말씀드린다”며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밝혔다. 지난달 교육부가 개발사업 시 업체에 징수해온 학교용지부담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서울에 더 이상 새 학교가 들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일괄 폐지보다는 소규모 개발 지역과 대규모 개발 지역을 구분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두고도 “다음 국회에서 학생인권법 제정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알렸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조 교육감이 자리를 보전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해직된 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교육감은 1심과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조 교육감은 “현재 상고이유서를 제출하고 위헌법률심판도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하며 “대법원에서 균형잡힌 판단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