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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제 22대 총선

총선후 열흘만에 침묵 깬 ‘이 남자’...‘윤·한 갈등’ 다시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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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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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패해 책임을 두고 여권이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총선 기간 이야기되던 이른바 ‘윤·한 갈등’이 총선 패배를 두고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는 양상이다.

한 전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윤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했다는 입장이지만, 총선 과정에서 둘 사이에 갈등 기류가 있었고 아직 봉합되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해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패배 책임론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 밤 사퇴 열흘 만에 침묵을 깨고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연일 강공을 펼치자 이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홍 시장은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홍 시장이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란 표현까지 꺼내 들자 한 전 위원장이 반박 차원에서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선의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한동훈에게 돌을 던지랴.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세가 강한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서울 동대문갑으로 옮겨 패배한 저로서도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이번 선거의 흐름은 정권 심판이었다”며 이같이 적었다. 총선에 불출마한 김웅 의원은 앞서 홍 시장을 향해 대해 비열하고 비루하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지지층을 향해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다”며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는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두고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패배 이후에도 두자릿수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 전 위원장은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24%) 바로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전당대회에 곧바로 나온다는 뜻으로는 볼 수 없다”며 “한동훈 전 위원장은 어쨌든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비대위원장이었다. 그 패배로 인해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나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은 ‘성적이 안 나왔으니 책임을 지는 것은 옳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누가 선장이 돼도 어려웠다. 그러니 당분간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심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도 총선을 함께 준비한 주변 인사들에게 당분간 휴식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비상대책위원들과도 일부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권 도전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일주일째 향후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수렴만 하며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22일 당선자총회를 열고 지도부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격을 두고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결론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수도권 당선자들과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비대위 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 당선자들은 윤재옥 권한대행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형 비대위를 주장하고 있다. 윤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아직까지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도부 구성을 두고도 수도권과 영남 인사들이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최근 간담회에서 수도권 중심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며 “수도권의 민심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대책을 세워줄 수 있는 지도부가 절실하다”고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지난 18일 세미나에서 ‘영남중심당’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권 당선자들은 수도권 인사들이 이번 총선 패배를 ‘영남 탓’으로 돌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 달서병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재옥 대표의 실무형 비대위 구상에 제동을 걸고, 특정인이 비대위원장이라도 하겠다는 욕심인 모양”이라며 “그렇다고 익사 직전인 당을 구해 준 영남 국민에게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하고 한술 더 떠서 물에 빠진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너무 옹졸하고 모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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