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월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 원장 뒤로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신한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한 DMA 현장 점검을 마치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점검 결과가 대외적으로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이 공개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서다.
DMA는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이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를 위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소에 주문을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개인인 주로 쓰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주문 처리 속도가 0.02~0.05초 수준인데, DMA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이런 특성 탓에 개미들은 종종 DMA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번에 DMA를 도마 위에 올린 인물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다. 정 대표는 지난달 13일 금감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외국인·기관이 DMA를 이용해 1000분의 1초 이상의 고빈도 단타 매매를 하면서 시세 조종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한 무차입 공매도가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조속한 실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이다. 주식시장 안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정 대표 주장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고빈도 단타 매매 관련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지금까지 금감원은 관련 증권사 조사를 진행했다.
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장 관심이 컸던 만큼 증권업계는 금감원의 입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증권사들은 DMA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DMA가 주문의 적정성 체크를 간략하게 하긴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반드시 확인하도록 정해둔 사항은 일반 주문과 동일하게 준수한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가 요구하는 필수 확인 사항은 계좌, 종목, 호가 수량, 호가 가격, 호가 유형, 위탁증거금, 고속 알고리즘 거래번호 입력 여부 등이다.
증권사는 거래소 규정 외에 자체적으로 체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정해두는데, 일반 주문과 DMA의 차이가 여기서 발생한다. 일반 주문은 자체 항목도 체크하지만, DMA는 이를 생략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금감원은 증권사 조사 과정에서 위법 소지를 발견하면 점검 기간을 늘리거나 추가 자료를 대규모로 요구하는데, 이번 점검은 그런 일이 없었다”며 “증권사 선에서 검사를 끝내고 주문 주체인 투자자 조사까지는 이어가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