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대신 금?”… 가격 고공행진 金 투자에 빠진 MZ세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성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금 투자에 나서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날로 늘고 있다. 그동안 젊은 세대는 대체 자산으로 금보다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투자가 수월해진 데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MZ세대 사이에서도 금 투자가 일반화되는 추세다.

조선비즈

서울의 한 귀금속 판매점에 귀금속 제품이 진열돼 있다.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KRX금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시중 증권사에 개설한 금 현물 계좌 수는 2021년 88만5000개에서 2022년 98만6000개, 지난해 상반기 105만개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금 현물 계좌 소유자 중 30대 이하 비중이 50%에 달한다는 점이다.

국제 금값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올해 2월까지 트로이온스당 1600~2100달러 박스권에 오랜 기간 머물렀다. 그러나 3월 이후 단기간에 2300달러선을 돌파하며 연초 대비 13.5% 상승한 상태다. 가격이 오르자 투자 심리도 뜨거워졌다. 지난 1월만 해도 54억2000억원어치 금을 팔아치우던 개인은 이달 들어선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499억2000만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지역 위기감 고조 등 지정학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린 점 등이 금값 상승에 영향을 준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ETF의 등장도 젊은 세대의 금 투자를 부추겼다. 전통적인 금 투자 방법은 골드계좌(금 펀드·골드뱅킹)와 실물인 골드바 투자다. 그러나 주식과 펀드를 합친 개념인 ETF가 인기를 얻으면서 투자가 서툰 MZ세대도 금에 접근하기 수월해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M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보다 금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가장 좋은 금 투자 방법으로 ETF를 찍은 MZ세대 비중은 69%로, 베이비붐 세대(55%)와 X세대(35%)보다 더 많았다”고 했다.

조선비즈

금콩(金豆). 1g 남짓한 무게에 콩알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바이두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값 상승과 함께 금 투자 ETF 수익률도 개선됐다. 국내 ETF 가운데 4월 들어 수익률 3위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로 15%를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은 3월 말까지만 해도 수익률 8%대로 200위권에 머물렀다. 또 다른 금 관련 ETF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도 같은 기간 10.22% 수익률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ACE KRX금현물 9.20%, TIGER 금은선물(H) 8.02%, KODEX 골드선물(H) 6.97%, TIGER 골드선물(H) 6.33% 등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금 투자 열기는 한국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다. 예컨대 중국 MZ세대는 콩알처럼 생긴 작은 금콩(金豆)을 사모아 소셜미디어(SNS)에 자랑하는 게 유행이다. 미국은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마트에서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골드바를 판매한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무겁고 비싼 금궤가 아니어도 누구나 계좌만 있으면 주식을 사듯이 금 관련 ETF에 투자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며 “금값이 오르고 젊은 사람의 유입도 늘어나니까 투자 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