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절제된 대응'…"즉각적 전면전 가능성 낮아져"
이란, 대응책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검토
19일 알아크사 모스크 등 예루살렘 구시가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올리브산 정상에 게양된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4.04.1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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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김성식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19일(현지시간) 벌인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범위의 공습, 이에 따른 이란의 억제된 반응은 중동에서 양측의 '즉각적 전면전 가능성'은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13일 밤 이란의 탄도·순항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이 '더욱 공격적인 보복'을 벌이게 되면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여러 날 동안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은 예상보다 절제됐고, 큰 피해도 유발하지 않았다. 또한 이로 인해 이란 관리들과 국영 매체들은 '이스라엘 공격의 의미'를 축소할 수 있었다.
NYT는 여러 이란 관리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은 인정했지만,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절제된 대응'과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내부 이견과 미국의 압력으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대규모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하자, 미국은 물론 유럽 각국과 러시아, 중국까지 나서서 이스라엘을 만류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통신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었지만 내각 분열과 서방의 경고에 직면했고, 또 이스라엘 편의 국제 여론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계획이 두 차례 연기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절제된 공격'은 국내 온건파들과 이웃 국가들 그리고 서방 동맹국들을 만족시켰지만,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대표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약하다(Feeble)"는 단어를 올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카네기중동센터의 마하 야흐야 소장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전면전을 벌이려면 서방 동맹국들의 상당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점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수위와 범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상황을 크게 악화시키지 말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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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 전면전 발생'을 우려하는 것은 이란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라즈 짐트 선임연구원은 정권의 생존은 이란 지도부의 '최우선 목표'라면서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전쟁은 이란에 '생존의 위협'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수년 간 이란 내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경제 불황도 이란이 전면전을 피하게 하는 배경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의 절제된 공격이 상징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다르면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 관리는 '이스라엘은 이란 내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신호를 보낼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조너선 패니코프는 이스라엘 공격 지점 인근에는 "우라늄 전환시설(UCF)과 이스파한 핵기술센터(INTC)가 있다"면서 이것들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시설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실수하지 마라. 이스라엘은 이스파한 UCF와 INTC를 성공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애틀랜틱 카운슬 산하 스코크로프트 중동안보연구소 소장 커스틴 폰텐로스는 이번에 이란에 가해진 것으로 알려지는 이스라엘의 '내부 드론 공격'과 관련 "외부에서 무인기가 날아들어 오는 것보다 이란 정부 지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보복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으로 중동의 안보 지형은 더욱 불안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NYT는 "서로의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금지했던 금기는 이제 사라졌다"며 "만약 이란의 핵시설을 둘러싼 무력 충돌 혹은 이스라엘의 이란 군 사령관들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 있다면, 양측은 서로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을 더 자유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의 군사 및 안보 문제 전문가인 아모스 하렐은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에 "국제사회가 긴장 완화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우린 광범위한 지역 전쟁에 보다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보복이 있을 경우에 이란의 대응 방안에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 6분의 1과 천연가스 물동량 3분의 1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대리 세력에 의한 이스라엘이나 미국 시설 공격 △미사용 미사일 배치 등이 포함됐다고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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