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중기 감축 목표 전부 폐기…5년마다 탄소배출 측정만
맥앨런 에너지 장관 "목표 미달성 인정…현실 반영 입법체계 만들 것"
마이리 맥앨런 스코틀랜드 에너지부 장관의 프로필 사진 갈무리. (출처 : 스코틀랜드 정부 누리집) |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스코틀랜드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5%까지 줄이겠다던 기후변화 핵심 목표를 폐기했다.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12개 연간 목표 가운데 8개를 달성하지 못했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75%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마이리 맥앨런 스코틀랜드 에너지부 장관은 연간 목표와 중기 감축 목표를 폐기하고 5년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차량 이용률을 20% 줄이는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다.
차량 사용을 줄이는 주요 대상에는 개인 사업자와 소규모 기업들이 포함된다. 또한 농업 공동체와 협력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식량 생산은 지속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코틀랜드에 전기차 충전소 규모를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고 2030년까지 충전소 2만400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영국 전역에 2030년까지 공공 전기차 충전소 28만개가 더 필요하다는 위원회 추정을 인용했는데 이는 스코틀랜드에 약 3만개 충전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관은 충전소 설치를 위한 부지 확보와 탄소 토지세에 대한 협의를 오는 여름에 시작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2030년 탄소감축 목표는 폐기하지만 204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장기 목표는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맥앨런 장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30년 탄소배출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정부는 실현 가능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속도와 규모로 2045년까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위원회가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고 향후 장기적인 기후 정책 결정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 입법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의 기후자문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CCC)는 지난달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기후변화 노력이 불성실하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위원회는 2030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에 제시된 가구 난방, 교통, 농업, 자연환경 복원 분야 모두에서 불충분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라고 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약속한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크게 반발한다. 영국 비영리단체 옥스팜 스코틀랜드 대표인 제이미 리빙스턴은 "스코틀랜드 정부가 이번 기후변화 행동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그린피스 소속 정치 캠페인 활동가 아미 맥카시도 "스코틀랜드가 기후 목표를 후퇴시킨 것은 지구가 역사상 가장 더운 12개월을 기록한 직후인 점을 감안할 때 주유소에서 성냥을 켜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당장 모든 것을 불태우지는 않더라도 명백히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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