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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33년만 첫 전남지역 의대 난항… 전남도 ‘공모’ 방식 제시에 순천대 “독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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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통합 의대 불발

지역 갈등으로 번져 진통

전남 첫 국립의대 설립이 추진 방식을 둘러싸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전남도는 목포대·순천대 두 국립대를 묶는 ‘통합 국립의대’를 추진하다가 여론 악화로 ‘단독 국립의대’ 설립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두 가지 방식 모두 특정 대학이 반대하면서 추진 33년 만에 가시화하는 전남 국립의대 설립이 진통을 겪고 있다.

19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날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의대 설립과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존 두 기관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순천대는 전남도가 주도하는 의대 설립 공모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선을 그었고, 전남도는 공모를 통한 의대 설립을 고수했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공모 불참 입장을 정확히 전달했다”며 “법적 권한이 없는 전남도가 무리하게 공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순천대는 향후 전남도를 거치지 않고 법적 권한이 있는 정부에 곧바로 의대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절차를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노관규 순천시장도 공모 철회를 찬성하고 있다.

조선일보

목포대 전경./목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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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정부는 전남도가 전남 지역 두 국립대학 중 한 대학을 선택해 전남 의대 설립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남 서부권 국립 목포대와 동부권 국립 순천대 중 한 대학을 선택해 달라는 것이었다.

전남도는 처음에는 과열 경쟁을 의식해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두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양 지역에 의대 캠퍼스를 각각 두는 것이다. 이 방식은 대학 간 통합이 쉽지 않은 데다 설령 통합하더라도 목포와 순천 중에 의대 임상 캠퍼스나 부속 병원이 들어설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단독 의대 방식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순천대가 통합에 반대하며 먼저 단독 설립을 주장했다. 그러자 전남도는 외부 심사를 통한 공모 카드를 꺼냈다. 순천대는 이 방안도 반대했다. 순천대 관계자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정치적 기반은 전남 서부권”이라며 “외형적으로 공모 형태를 띠고 있으나 김 지사가 사실상 목포대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포대는 공모 방식을 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7일 “모든 과정을 엄격한 절차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며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대형 자문 업체를 위탁 용역기관으로 선정해 추천 대학 공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순천대가 정부를 상대로 단독 설립을 강행하면, 목포대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전남도가 의대 설립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대학의 각자도생을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근거해 전남도를 통해 결정된 한 대학의 신청만 받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남권 의대 설립은 지난달 14일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순천대와 목포대 중 어느 대학에 의대를 둘 것인지 전남도가 정하고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급물살을 탔다. 윤 대통령은 전남에서 순천대와 목포대가 의대 설립을 두고 과열 경쟁을 벌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화합과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된 목소리를 내자”며 “공모는 의대 설립의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국립의대는 2026학년도 신설을 목표로 추진한다”며 “정확한 규모와 시기, 방법, 절차는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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