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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거제 19살 교제 폭행 뒤 돌연 사망 사건…떠오른 쟁점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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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례적 긴급체포 불승인…구속으로 신병 확보 필요성

사망 원인은 아직…경우에 따라 의료 사고 수사도

교제 폭력 신고만 11건, 스토킹 신고는 0건…경찰 대응 아쉬워

노컷뉴스

피의자 김모 씨.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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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에서 19살 대학생 여성이 동갑내기 전 연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하는 사건과 관련해 수사 방향과 제도 면에서 여러 쟁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의 이례적 긴급체포 불승인, 사망 인과 관계와 의료 과실 여부, 교제 폭력에 대한 경찰의 대응 문제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학생 이모(19)씨는 지난 1일 오전 거제 고현동 자신의 원룸에서 무단 침입한 전 남자친구 김모(19)씨에게 주먹 등으로 신체를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이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뇌출혈 등 전치 6주 상해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병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일 오후 10시 20분쯤 갑자기 사망했다. 지난 1일부터 상해 혐의로 김 씨를 조사해왔던 경찰은 이 씨가 사망하자 도주 우려 등 사안이 긴급하다고 보고 즉시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11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도주 우려 등이 없다며 긴급체포를 불승인 결정해 오전 9시쯤 김 씨는 풀려나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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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깃발.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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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례적 긴급체포 불승인…경찰 침묵, 구속 신병 확보 필요성


이 같은 검찰의 긴급체포 불승인 결정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경찰은 같은 수사기관으로서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다. 조상우 경남청 강력계장은 지난 17일 경남청 기자실에서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는 등 긴급체포를 할 법적 요건이 안 된다는 사법적 판단을 한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 논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같은날(17일) 보도자료를 내며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긴급체포를 불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선 형사들은 검찰에서 긴급체포 승인이 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직 형사는 "체포영장을 받을 때가 더 많았지만 긴급체포를 할 경우 검찰이 불승인한 경우는 겪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 입장은 물론 기존 언론 보도 등을 보더라도 긴급체포를 검찰이 불승인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처럼 긴급체포 불승인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김 씨에 대한 수사에 있어 구속 필요성이 높은 사안인데 불승인으로 수사 초반부터 신병 확보가 가로막히게 됐다는 점이다. 검찰이 도주 우려 등이 없다고 못 박아버리면서 경찰이 김 씨를 구속시킬 동력이 꺾이게 됐다.

하지만 김 씨는 이 씨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라 상해 혐의로 잠자코 조사받던 때와 달리 증거인멸이나 도주, 극단 선택 시도 등 신변 문제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씨 유족이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유족은 "딸은 영안실에 있는데 가해자는 길거리에 있다"며 "수사당국은 가해자를 위한 기관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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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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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원인은 아직…경우에 따라 의료 사고 수사 방향도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도 쟁점이 남아 있다. 이 씨의 돌연 사망 원인에 대해 최근 부검을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발성 장기부전(2가지 이상 장기가 제 역할 못함)이라는 구두 소견을 내놨다. 이 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다고 하는 유족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경찰은 이 씨가 상해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 김 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 중인데, 2~3개월 소요되는 국과수 부검 최종 결과에 따라 사망 원인이 확실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만일 국과수의 구두 소견대로 최종 결과도 비슷하거나 동일하다면 상해치사 혐의는 벗어나게 된다. 그러면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상해 혐의 정도 외에는 적용할 법률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럴 경우 이 씨가 왜 죽었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결국 의료 사고로 수사 방향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는 이 씨가 사건 발생일부터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치료를 원활하게 받고 있다가 돌연 사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 사고를 밝혀내는 건 더 전문적 분야여서 수사가 복잡해지는 만큼 경찰과 유족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은 아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의료 사고 수사 여부에 대해서 "아직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병원은 이 씨 죽음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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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 폭력 신고만 11건, 스토킹처벌법 신고는 0건…경찰 대응 아쉬움


이번 사건으로 교제 폭력의 대응 문제도 쟁점이 됐다. 이 씨와 김 씨는 고교시절부터 3년 정도 연애를 해오면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왔는데, 그 사이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교제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만 11건이다. 하지만 매번 처벌 불원으로 사건이 종결돼왔기에 피해자는 보호되지 못했고 가해자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수사기관을 처벌할 수 없다.

이 대목에서 경찰의 대응은 아쉬운 점이 남는다. 교제 폭력으로 신고될 시기에는 이미 스토킹처벌법은 제정(2021년)돼있었고 반의사불벌죄 조항 폐지(2023년)로 법률이 개정까지 된 상태였다. 하지만 김 씨와 이 씨 사이 스토킹 범죄 신고는 0건이었다.

경찰은 이를 두고 이들의 이별과 만남이 반복돼왔던 점 등에서 '상대방 의사에 반해서'라는 스토킹처벌법 단서 조항을 들며 법 적용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권유진 경남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장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서'라는 부분이 이들이 오랜 기간 연애를 해와서 적용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토킹처벌법이 만들어진 이유는 전 연인이나 연인에게서 발생하는 교제 폭력이나 살인 등의 범죄가 잇따르자 이를 예방하거나 강력 처벌해 피해자를 보호하자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때문에 경찰이 폭행죄로 매번 사건을 종결시켰을 게 아니라 19살인 피해자에게 스토킹처벌법이 존재하고 스토킹 범죄 대응 요령을 적극 전파했다면 지금과 같이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거라는 게 여성단체 입장이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8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수많은 피해자의 죽음으로 2021년 4월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됐으나 아직도 피해자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스토킹 범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라며 "친밀한 관계의 스토킹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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