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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삼성의 주6일제, 시대흐름의 역행인가 위기극복의 동참인가?[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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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1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로쿠치나 2024’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직접 방문객을 맞이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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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진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주 6일 근무에 들어간다. 사실상 비상근무체제로 돌입한 것으로, 삼성의 위기상황을 대변한다.

이미 삼성전자 경영지원·개발 담당 임원과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등 설계·조달·시공(EPC) 임원은 주 6일 근무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삼성전자 생산·영업 담당과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 SDS 등의 임원도 주 6일제에 동참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이 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이유는, 지난해 실적과 연결된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5.6%(44조5700억원)를 차지한 반도체(DS)가 2023년 영업 손실 15조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불황에 따른 결과라고 다뤘지만, 경영 실적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선두를 내줬다.

외부 변수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갈등 확산으로 환율·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 6일제는 시대와 역행한다는 시선도 있다. 주 4일제 근무로의 증가추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도 부장 이하 직원의 경우 주 6일 근무제에서 배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들은 필요시 스스로 주말 근무를 해 오고 있다. 이번에도 회사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자 임원들이 주도해 주 6일 근무제를 확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은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특정 부서를 제외하고는 주어진 업무시간에 맞춰 근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주 4.5일제와 동일한 월 1회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 영국, 주4일제 시범 운영 결과 ‘직원 복지 향상’ 89%…글로벌 붐 임박

전 세계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하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본사가 이달부터 격주로 주 4일 근무한다. 국내 제조업체로서는 처음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주 4일 근무제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CNBC는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주 4일 근무제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발맞춰 샌더스 상원의원은 표준 근로 시간을 기존 주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자는 법안을 이미 발의했다.

보스턴칼리지에 따르면 2022년7월 영국 내 61개사가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했다. 시행 후 현재까지 주 4일 근무제를 유지 중인 기업은 89%에 달한다. 또한 응답자 51%는 앞으로도 주 4일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 4일제를 지속 시행하는 이유로는 ‘직원 복지 향상’이 82%로 가장 높았다. 직원 이직률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절반이다. 이밖에 생산성 향상(46%), 직원 채용 개선(32%) 등을 꼽았다.

일본 정부도 주 4일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2019년 주 4일 근무를 시작한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산성이 40% 증가한 사례를 높이 평가했다.

아이슬란드도 현재 전체 인구 90%의 근무 시간을 줄였다. 호주·독일·스페인·핀란드·포르투갈·스코틀랜드 등도 특정 기업군의 주 4일 근무를 시범운행 중이다.

CNN에 따르면 글로벌기업 CEO들이 주 4일제 근무에 대해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임원진은 주도적으로 주 6일 근무 제도를 받아들였다. 이 결정이 향후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지 관심을 모은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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