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관행 깨고 재선의원 도전
“檢개혁 등 끌려다니는 방식 안 돼
마지막 기회… 이번에도 못하면 끝
여의도 문법 탈피, 제대로 싸워야”
통상 3선 이상이 맡는 원내대표를 22대 국회에서는 재선급 의원이 도전해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재선 대안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와중에 나온 사실상의 첫 출사표다. 앞서 당내에서는 최다선인 6선 의원뿐 아니라 5선 그룹도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5선 대안론’이 제기된 바 있는데 비슷한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17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22대 총선 당선자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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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호남 의원 중 가장 먼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친명(친이재명)계이자 4·10 총선 승리로 광주 지역 유일의 재선 의원이 된 민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보기에 황당한 게, ‘(원내대표를) 4선이 두 번 하고, 3선이 두 번 하자’는 논의가 있다. 정신 못 차렸다”며 “지난번 180석 얻었을 때 개혁 조치를 아무것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더니 이번에도 그러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법 개정을 통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윤석열정부가 시행령으로 ‘회귀’시켰다고 비판하며 “그때 우리 전투력이 꽝이었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쪽이 폭력적인데, 탱크로 밀고 들어오는데 여기서 신호등으로 깜빡깜빡하면서 제어하려 했다”고 기존 원내 지도부를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는 (유권자가) 민주당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여기서 못하면 영원히 끝이다. 앞으로 1년간 국회 운영을 민주당이 잘못하면 개혁도 안 되고, 다시 정권도 못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거듭 ‘전투력’을 강조하며 “이전의 여의도 정치 문법과 같은 방식을 이어 가자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런 분은 국회의원도, 원내대표도, 국회의장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총선 민심은 “민주당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여권이) 하도 엉망이니 제어하라고 힘을 준 것”이라고 봤다. 민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는) 개혁 의지가 선명해야 한다. 미래를 개척해 나갈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국민보다 반 발짝 나서서 이끌고 가라’고 했다. 요즘 제가 하는 말은 ‘반걸음 뒤에 가라’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말했듯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앞장서는 게 아니라 의원들의 총의가, 당원들의 총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고 그것에 맞춰 뒷받침하는 쪽으로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 의원은 “자리 욕심을 내는 사람들은 (원내대표를) 하면 안 된다”며 “제가 자리 욕심이 있었으면 (일명 검수완박법 처리 당시) 탈당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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