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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코스피 급락속, 개미는 ‘반등’ 기관은 ‘하락’에 돈 걸었다…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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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버스 팔고 레버리지 산 개미…기관은 정반대 행보
“단기 변동성 불가피…실적 전망 좋아 중기론 반등”


매일경제

코스피가 2%대 급락한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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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단 나흘 만에 120포인트 넘게 급락한 패닉장세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을 겨냥한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를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코스피 지수를 -2배 추종하는 ETF를 대량 매도하면서 지수 반등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은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474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도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곱버스는 코스피20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ETF다. 코스피200 지수가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나는 반면 1% 상승하면 2%의 손실이 발생한다. 곱버스라는 별칭도 곱빼기와 인버스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곱버스와 반대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ETF도 있다. ‘KODEX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 지수가 1% 상승하면 2% 수익이 나고, 1% 하락하면 2%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ETF를 지난 나흘 동안 368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에 이은 개인 순매수 2위 종목이 이 ETF다.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는 2706.96에서 2584.18까지 12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지난 12일 -0.93%, 15일 -0.42%, 16일 -2.28%, 17일 -0.98%의 낙폭을 보이면서 4거래일 만에 코스피는 4.53%나 미끄러졌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에 달러당 원화가치 급락,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이 겹쳐진 결과다.

이런 장세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KODEX 레버리지 ETF를 대량 매수하고 곱버스를 팔아치웠다는 것은 지수 상승에 강한 베팅을 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곱버스를 2195억원 순매수하고 KODEX 레버리지 ETF를 3841억원 순매도했다. 곱버스는 기관 순매수 1위, KODEX 레버리지는 순매도 2위다. 지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수가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에 따른 단기적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날까지 지난 나흘간 금융투자의 곱버스 순매수액은 2289억원, KODEX 레버리지 순매도액은 3733억원으로 국내 기관 투자자 거래액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투자는 증권사가 회삿돈으로 하는 투자를 말하는 것으로, 은행, 보험, 투신 등 다른 기관 투자자에 비해 단기적 성향이 강하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은 거시경제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기계적 매도로 판단한다”라며 “지금은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와 연준 금리인하 시점 지연 등 추가적인 주가 하락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91배 수준인 코스피 2510선까지 주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면서 “하지만 이 요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흐름을 바꾸는 요인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후 코스피 반도체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조정되는 등 실적 개선 가시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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