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사라진 아기 울음소리에 인기 뚝…49억 어린이집 17억에 팔렸다 [부동산36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기 노유자시설, 감정가 3분의 1 수준에 낙찰

용도·규모 등에 유찰 거듭하다가 새주인 찾아

[영상=이건욱 PD]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에 경매 시장도 주춤한 가운데, 유찰이 반복되며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내 한 어린이집이 최초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에 경매에 나왔는데, 최저 입찰가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5일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경기 한 노유자시설은 감정가(약 49억3400만원)의 35% 수준인 약 17억35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물건은 지난해부터 유찰을 거듭하며 최저 입찰 가격이 감정가의 34% 수준인 16억9200만여원까지 떨어졌는데, 응찰자 1명이 이보다 높게 써내며 낙찰받은 것이다.

이곳은 소나무 등 조경, 수영장이나 데크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데다, 지리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도 가까워 팔리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모인 바 있다. 과거 어린이집으로 쓰이던 이 시설은 폐업한 이후 상당기간이 흐른 상태로 보인다. 안성시 어린이집 목록에 해당 물건 이름은 없고, 주소를 검색해도 상호명이 나오지 않는다.

작년 5월 첫 경매의 최저 입찰가(감정가)는 47억8676만원이었고, 두 차례 유찰 이후 다시 재감정을 거쳐 작년 11월 최저 입찰가 49억3400만원에 다시 나왔다. 이후 올해 1월에는 감정가 70% 수준의 34억5383만원, 3월엔 49% 수준의 24억1768만원에 각각 나왔지만 유찰됐다. 이후 이달 15일에 다시 경매에 나와 새주인을 만난 것이다.

헤럴드경제

토지와 건물 등기부 등본을 보면, 2017년 근저당권을 기준으로 모든 권리는 말소된다. 낙찰자가 매각대금 외에 추가 인수하는 금액은 없는 셈이다. 그러나 규모, 용도 등에 발목이 잡혀 낙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치게 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물건은 아동 관련 시설, 노인복지시설 등을 뜻하는 ‘노유자시설’로 용도가 분류된다. 즉 어린이집이나 양로원 등이 아닌 다른 시설로 활용하려면 용도 변경이 필요하다. 이에 시설 상위군 용도로 변경할 시 절차가 까다로워 유찰이 반복됐을 것이란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 토지와 건축물에는 사용 용도가 있다. 건축법 시행령에서 규정된 시설군은 총 9개로 나뉘는데, 이 중 시설군의 순서에 따라 상위군의 용도로 바꾸려면 ‘허가’, 하위군의 용도로 변경하려면 ‘신고’, 같은 시설군 안에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건축물대장 기재 내용 변경 신청’이 필요하다. 노유자시설은 6번째 시설군 ‘교육 및 복지 시설군’에 속하며, 하위군으로 이동하는 것은 관할 지자체에 용도변경 신고만 하면 된다. 그러나 상위군으로 이동하려면 경매로 낙찰 받은 뒤 절차 및 조건을 갖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해당 물건은 토지만 2300평에 달하는 등 규모가 상당해, 수요가 제한됐을 것으로 보인다. 감정평가서를 보면 토지면적은 총 7601㎡(약 2299평), 건물면적은 전체 6441.2㎡(약 1948평)에 달한다. 개인이 살기 위한 주택을 짓기 위해 이 정도 규모 물건 입찰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찾기 힘들며, 특수 목적을 가진 이들만 응찰할 수밖에 없는 규모로 여겨진다. 또한 경매 물건 주변은 산과 논밭 등으로 둘러싸여 있고, 근처에 대중교통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다.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 불황에 경매 시장도 주춤한데, 이런 대규모 물건 낙찰은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 지역 노유자시설 경매 건은 불과 5건에 그쳤는데 3건만 낙찰돼 매각율은 60%, 매각가율은 60.08%였다. 최근 반년새 안성시에 낙찰된 노유자시설은 2건에 그쳤는데 매각율은 약 67%, 매각가율은 약 87%였다. 더불어 점차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에 따른 어린이집의 수요 감소도 잇따른 유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합한 개발 방향을 찾거나,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후광 효과까지 기대되는 물건을 저렴하게 낙찰 받을 기회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물건이 위치한 안성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이슈가 있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와 가깝다. 아직 본 경매 물건이 소재하는 지역까지 개발의 파급 효과가 가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개발 파급 효과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또한 화성~용인~안성에 반도체 고속도로망이 생기고, 서울에서 안성~세종으로 이어지는 세종고속도로가 서울 안성 구간이 우선 개통돼 미래가치가 주목된다. 이런 입지까지 감안했을 때, 용도 변경 가능성을 감안해 특수 개발 목적을 가진 이들에게는 적합한 물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용도를 풀 수 있다면 감정가 50억원에 가까운 물건을 20억원 미만에 낙찰받는 좋은 기회”라고 평했다.

헤럴드경제


ke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