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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고물가 중동사태 뛰는 환율…한은, 금리인하 4분기로 늦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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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목표수준 수렴 확신까지 긴축 기조 유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국제유가 120~130달러대…해외 전망

미국 금리인하 신중론…파월 "물가 2% 확신까지 더 오래 걸릴 것"

국내 전문가 "4분기 1~2번 인하 전망…유가 100달러 넘으면 해 넘길 수도"

노컷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CNBC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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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물가 불안에 중동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예상 시점도 점차 늦춰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까지 피벗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올해 4분기로 늦춰지거나 물가 상황에 따라 연내 인하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하반기 물가 2.3% 웃돌면 인하 어려울 수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17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우리 금융통화위원회는 아직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둔화중이나, 소비자물가는 상당히 경직적(Sticky)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한은)가 예상한 하반기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인데, 유가 등이 안정돼 경로가 유지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헤드라인) 상승률은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들썩이면서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게 한은 판단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6개월 내 인하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쯤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3분기,이르면 7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 총재 발언 이후 '7월 인하 전망'은 시장에서 힘을 잃었고, '4분기 인하 관측'이 우세해졌다.

중동사태 장기화시, 유가·환율 끌어올려 물가 상승에 '기름' 부을 수도

지난 금통위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중동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3분기 인하 등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먼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 총재가 언급한 금리 인하 기준인 '하반기 월 평균 2.3%'를 웃돌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중동 사태 격화로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120~130달러대까지 뛸 것이란 해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2.1%)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2.6%) 전망치는 모두 80달러대 유가를 가정해 나온 것인 만큼 유가가 80달러대로 빠르게 돌아오지 않으면 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중동사태 장기화는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와 국제유가 상승이 원달러 환율을 치솟게 하고, 이것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전체 물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환율과 관련해 "예전처럼 환율 변동으로 경제 위기가 오는 상황은 아니지만,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연준도 인하 신중론…주요 투자은행, 인하 예상 시점 계속 늦춰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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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한은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늦추게 하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10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비)이 3.5%로 시장 전망치를 웃돈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연준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5월에서 6월로, 6월에서 7월로 계속 늦춰지고 있고, 연내 인하 횟수 역시 5회에서 4회로, 4회에서 3회로, 3회에서 2회로 줄어드는 추세다.

전문가들 "한은 이르면 4분기 초 인하 전망…유가 뛰면 올해 넘길 가능성"

미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과 횟수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도 갈수록 늦춰지거나 줄어드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에서 예상하는 미국 정책금리 인하가 9월로 크게 늦춰지면서, 한은 금리도 4분기 인하로 늦춰지거나 연내 인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까지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했는데, 유가가 오르면 물가는 더 떨어지지 않고 금리 인하 시점도 늦어질 것"이라며 "미국은 9월에, 우리나라는 11월 정도쯤에나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실장은 "금리 결정에 있어 한국은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한은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도 물가를 계속 우려하고 있는데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에 연준은 7월쯤에나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정도만 낮추고, 한은은 4분기에 한 차례만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리 내수 경기 사정 등을 보면 8월 인하가 적절하다고 보지만 연준이 9월 인하를 선택할 경우 한은 기준금리는 10월 내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당초 7월이었던 한은 인하 예상 시점을 10월로 옮기고, 연내 2번 정도로 봤던 인하 횟수도 1번으로 줄였다"며 "유가가 오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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