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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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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대 막을 카드…‘국민연금’ 등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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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7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70원 내린 1386.80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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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대 급등을 막을 카드로 ‘국민연금’이 주목받고 있다. 외환당국은 2022년 당시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자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사이의 외환 스와프, 국민연금 해외투자 자산의 환헤지 비율 상향 등의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들이 작동하면 환율 급등세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7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방책으로 ‘국민연금 카드’ 가동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2022년 9월 외환 스와프 거래를 맺었다. 지난해 말에는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올해 말까지)에 재합의했다.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투자에 나설 때 달러를 서울 외환시장에서 사들이지 않고 한은에서 빌려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그만큼의 달러 매수 수요가 일어나지 않게 되므로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을 방어하는 수단이 된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고래’로 불린다.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현물로 달러를 사들이는데, 규모가 연간 300억달러에 이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만일 이 ‘300억달러 매수’ 수요가 사라지면 환율 상승 압력이 적잖이 해소된다. 지난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현물 거래량은 일평균 258억달러에 이른다.



원-달러 환율이 만일 1400~1410원을 넘어서면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상향’ 수단도 즉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해외자산(약 4천억달러)을 대부분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 투자전략상 통상적으로 환헤지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2022년 12월에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0%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0%까지 올리기로 했고, 올해 말까지 이 제도를 연장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해외자산의 10%(최대 헤지 비율·약 400억달러)에 대해 원화로 바꾸면서 환헤지에 나서면 현물 외환시장에 그만큼 달러 공급이 증가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국민연금이 자동적으로 달러 선물환 매도(장래 일정 시점에 약정한 환율로 매매)에 나서게 되는데 이 물량은 우리나라 시중은행(외국환은행)이 받아준다. 그런데 시중은행은 달러 매도-매입 포지션을 항상 중립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당국 규제를 맞추기 위해 그다음날 서울 외환시장에 그만큼의 달러 현물을 자동으로 팔게 되면서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작동하게 될 마지노선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결정하는데, 시장에서는 1410원가량으로 추정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외환시장에 나오면 환율 급등세를 제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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