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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K아트 다양성의 힘···세계 최대 미술축제 빛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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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20일 개막

11월 24일까지 7개월 대장정 돌입

김윤신·이강승·장우성·이쾌대 등

본전시에만 작가 6명 초청 '최다'

70여명 韓작가 10여건 전시 선봬

日·싱가포르관 韓큐레이터 선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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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최대 권위의 국제 현대미술제이자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베네치아)비엔날레가 17일(현지 시간) 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20일 공식 개막해 11월 24일까지 7개월의 대장정에 오른다.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베니스로 쏠리는 가운데 70명 넘는 한국 작가들이 10건 이상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선보인다. 비엔날레재단이 공식 인증한 병행 특별전 30건 중 4건의 전시가 한국 미술이며 한국 작가를 선보이는 총 9건의 특별 기획전이 이번 주 베니스 섬 곳곳에서 일제히 개막할 예정이다. 1895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60회를 맞은 베니스비엔날레는 행사 기간에 이처럼 많은 한국 미술가들이 현지 전시를 개최하기는 처음이며 다양한 전시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낼 한국 전시의 규모도 역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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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시, K아트 다양하게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역대 최다인 6명(4명+2인1팀)의 한국 작가가 초청됐다. 이번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임명된 브라질 출신 큐레이터 아드리아누 페드로사는 ‘스트라니에리 오분케(Stranieri Ovunque)’, 우리말로는 ‘어디든 외국인이 있다’를 주제로 332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페드로사 총감독은 “외국인·이민자·실향민·망명자·난민 예술가들의 작업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이방인의 의미를 확장해 성 정체성으로 박해받는 퀴어 예술가, 독학으로 시작한 예술가, 땅의 주인임에도 외국인처럼 소외받는 민속 예술가 등의 실천도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로 조각가 김윤신(89)은 나무와 돌 조각 8점으로 자르디니 중앙관 전시장의 널찍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작업 재료인 나무에 매혹돼 1984년 이후로 아르헨티나에 거주해온 이방인이었고 여성 조각가라는 소수자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 이강승(46)은 성소수자인 퀴어의 역사에 주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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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전 장우성(1912~2005년)과 이쾌대(1913~1965년)가 본전시에 초청된 것은 이례적이었는데 식민 통치의 아픈 역사를 지닌 제3세계 출신 화가들의 초상화들을 모은 섹션에 작품이 놓였다. 장우성은 한국적 수묵화 전통을 계승해 현대화된 도시 생활을 표현한 작가로, 이쾌대는 한복 두루마기에 서양식 페도라를 쓴 ‘자화상’과 함께 식민 지배에 대응한 그림을 그린 작가로 소개됐다. 옛 군수공장이었던 아르세날레 본전시장에서는 ‘불복종 아카이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작가 듀오 ‘믹스라이스’가 이주 노동자의 삶을 그린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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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은 구정아를 대표 작가로 내세웠다. 이미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바 있는 실력파 작가다. 지난해 입양아·실향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도시·고향에 얽힌 향 이야기 600여 편을 수집했고 이를 통해 개발한 17가지 향기를 전시한다. 한국관은 처음으로 야콥 파브리시우스와 이설희의 ‘공동 예술감독’ 체제를 택했다.

◇특별전, K아트 깊이 있게

공식 병행 특별전은 문화재단 등 비영리 기관이 기획해 비엔날레 사무국의 심의·승인을 받은 후 약 2만 유로의 참가비를 납부해야 개최할 수 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의 개인전이 김인혜 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의 기획으로 퀘리니스탐팔리아재단에서, 이성자 특별전이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의 기획으로 아르테노바에서 나란히 20일 개막한다. 한솔문화재단이 주관한 ‘숯의 화가’ 이배의 특별전은 정월대보름 풍습인 ‘달집태우기’를 전시에 접목했다.

1994년 창설된 광주비엔날레의 30주년 기념전도 특별전에 포함돼 18일 개막한다. 백남준의 1995년 작 ‘고인돌’을 선보이며 김실비·김아영·전소정 작가가 참여한다. 1995년 개관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내년 3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 ‘모든 섬은 산이다’는 그간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던 36명의 작품을 모아 축적된 한국 현대미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한국관 전시는 전수천(제46회)·강익중(제47회)·이불(제48회)이 특별상을 받았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이 커미셔너를 맡았던 2005년에는 김범·문성식·박이소 등 15명이 초청돼 최다 작가 참여로 기록됐다.

◇큐레이터 활약하고 정부·기업 가세

올해 베니스에서는 ‘K큐레이터’의 활약도 빛난다.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관 체제를 두고 있어 ‘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리는데 일본관이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를 지낸 이숙경 맨체스터대 휘트워스미술관 관장을 기획자로 선임했다. 싱가포르관은 김해주 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이 맡았다. 외국 국가관이 한국인을 큐레이터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매듭 페인팅’의 신성희, 실험 미술의 선구자 이승택의 전시가 열린다. 다국적 작가 그룹 ‘나인드래곤헤즈’의 전시에는 3팀 15명의 한국 작가가 참여하고, 고영훈·박서보·정혜련·하인두의 그룹전도 열린다.

곳곳에서 한국의 이름들을 만날 수 있다.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피노 컬렉션’이 있는 팔라초 그라시에서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 작가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내년 2월에 전시 예정”이라고 작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베니스 현장을 방문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공공과 민간이 다 함께 뜻을 모아 한국의 미술 작가를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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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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