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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尹, 총선 첫 직접 입장 "민심 겸허히 받아들여"…'쇄신' 의지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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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무회의서 4·10 총선 결과 첫 직접 입장

"민심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많이 소통하고 민심 경청하겠다"

정부 정책 세심함 부족…"국민들 어려움 더 살펴야"

국정 방향, 정책 정당성은 맞지만 '방식'에 문제 판단

"국민 뜻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서 죄송"…사랑의 회초리 비유도

與 "가슴 깊이 새기며 쇄신"…野 "변화 기대한 국민 철저히 외면"

노컷뉴스

시민들이 16일 오전 서울역 맞이방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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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밝힌 입장에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몸을 낮췄다. 우선적인 쇄신책으로는 민생에 방점을 찍으며 '소통'을 내세웠다. 국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개혁 추진에 합리적인 의견을 듣고, 국회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총선 입장에 여당은 "진심을 보여드리겠다"고 화답했지만, 야당은 "변화를 기대한 국민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은 지난 10일 총선 패배 이후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발표하는 총선 관련 메시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됐지만 최종적으로 국무회의 방식으로 결정됐다.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생중계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요인으로 정부 정책의 세심함과 국민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물가 관리, 건전 재정 기조, 공매도 금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 상향, 기업 벨류업 지원 등 정부 정책을 언급하면서 서민들의 고통과 불안까지 살피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바로 정부의 임무이고 민심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의 방향이나 정책의 정당성은 맞지만 운영 방식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분석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정의 방향은 옳다. 다만 국정 운영 스타일, 소통 방식에 문제 있지 않느냐가 절대 다수의 의견인 것 같다"라며 "국정 기조나 원칙, 방향은 가져가되 그동안 제기된 기술적 문제, 소통의 문제, 예산의 문제, 입법의 문제 이런 부분을 잘 조화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에 대한 지속적인 추진 의사도 밝혔다. 선거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하기 보단 원칙대로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에 대해선 더욱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 여소야대 지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생 정책 추진을 위한 협치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전까지 모두 발언 원고를 직접 손본 것으로 전해졌다. 생중계로 진행한 12분의 모두 발언에서 '국민'은 22번, '민생'은 11번, '민심'은 3번, '소통'은 2번 언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늘 강조해왔던 '민생'과, 여기에 '소통'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尹 "국민 뜻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서 죄송"…사랑의 회초리 비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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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6일 오전 서울역 맞이방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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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과 이어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도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국민을 위해서 못할 게 뭐가 있느냐"며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고, 앞으로 대통령인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더 잘 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통이라는 것이 민생 문제를 대략적으로 듣고 파악하고 확인하는 게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의 다양한 요구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정부 정책이 보편성을 가져야 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의 요구와 애로를 일일이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경우에도 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지, 대안 부분을 다 설명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결과는 당의 선거 운동이 평가를 받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의 국정 운영이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다. 매서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그 매서운 평가의 본질은 더 소통을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든 '사랑의 회초리'를 비유하며 "결국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하는 것인지 국민들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되는 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숙연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중계로 공개된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보다 대통령실이 차후 전한 비공개 국무회의 발언은 한층 반성의 밀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 발언에서 전반적인 정부 정책 및 기조를 설명했다면, 비공개 발언은 대국민 사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온도차'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두 발언은 국민과 함께 내각, 국무위원들에게 전하는 공개 메시지로 국정 운영 전반 설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비공개 발언은 좀 더 속 깊은 메시지가 오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날 모두 발언이 국민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 발언 전반의 방점은 지난 2년간 국정 운영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윤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 폐기, 사교육 카르텔 혁파 등 지난 2년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세세히 거론하며 '성과'라고 강조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진정 어린 반성이라기 보다는 국정 운영 방향은 맞았는데 국민에 전달되기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총선을 통해 분열된 민심을 아우르는 통합 메시지도 없었다. '협치', '통합', '야당'이란 단어 대신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다.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는 얘기 뿐이었다.

자성과 쇄신을 기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채 기존 국정운영 정당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불통의 국정운영을 반성하는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놨다"며 "조금이라도 국정의 변화를 기대한 국민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몰라봬서 죄송하다"며 "윤 대통령 자신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잘했는데,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하니 국민이 외려 사과해야 하나 보다"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은 국정 방향이 잘못됐다고 정권을 심판했는데 대통령은 정부 탓을 하니 잘못된 진단에 올바른 처방이 나올 리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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