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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마석도, 이번엔 싸움 고수 잡는다… 네번째 육탄전도 韓 관객 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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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4’ 다음주 개봉… ‘또 천만’ 여부에 이목

전작 누적 3000만명 관람… 4편, 천재·용병 출신 악당 매력

마동석, 제작에도 참여… “통쾌한 도박범죄 해결 즐기시길”

‘범죄도시 4’가 24일 관객을 찾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나오는 기대와 궁금증은 몇 가지로 수렴한다. 이번에도 1000만 관객을 기록할까. 마석도(마동석) 형사가 악당을 시원하게 때려잡는 줄거리는 동일하겠지. 갈수록 악당의 매력이 약해지던데 이번엔 괜찮을까.

15일 미리 본 ‘범죄도시 4’는 익숙한 재료로 질리지 않는 맛을 내는 모범답안 같았다. 관객 대부분이 예상하듯 마석도는 이번에도 악당을 상대로 승리한다. 이변은 없다. ‘범죄도시 4’는 이 정해진 결론을 향해 빠르게 질주하면서도 계속 흥미를 끄는 데 성공한다. 마석도가 악당과 일합을 겨루기 전에 이미 승패가 예상되는데도 육탄전을 지켜보는 게 지루하지 않다. 잘 짜인 액션, 매력적인 악당, 울분을 느끼게 하는 범죄들, 빠른 편집의 힘이다. 무엇보다 4편에 이르는 동안 쌓인 마석도에 대한 믿음, 그가 보여 준 인간미에 대한 응원이 이 시리즈의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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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개봉하는 ‘범죄도시 4’에서는 온라인 불법 도박과 가상화폐 상장 사기 범죄를 시원하게 응징한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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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루는 범죄는 온라인 불법 도박과 가상화폐 상장 사기다. 마석도를 중심으로 한 서울 광역수사대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살해됐음을 알게 된다. 숨진 정황이 심상치 않다. 이 개발자의 어머니마저 절망 끝에 삶을 등진다. 마석도의 피가 끓는다. ‘이 사건은 내가 꼭 해결하겠다.’

범죄의 핵심에는 백창기(김무열)와 장동철(이동휘)이 있다. 백창기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으로 장동철 아래에서 일하며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장동철은 어릴 때부터 정보기술(IT) 천재로 주목받은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실상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한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검은손이다.

‘범죄도시 4’는 시리즈의 기본 골격을 충실히 가져간다. 마석도가 사건에 덤벼들자 경찰 조직의 관료주의가 발목을 잡는 상황, 이를 두둑한 배짱으로 밀고 나가는 마석도, 마석도와 악당이 서로를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대목, 대미를 장식하는 결투는 그대로다. 마석도와 백창기가 서로 탐색하며 운동화 등 차림새를 훑는 장면, 마석도가 영세한 식당 가족과 정을 나누는 모습도 전작과 유사해 오히려 반갑다.

이런 구조 사이를 채우는 큰 재료는 액션이다. 마동석은 이날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석도는 복싱 선수 출신 캐릭터라 1, 2편에서 슬러거 타입이라는 (파이팅) 스타일을 선보였더니 복싱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3, 4편에서는 잔기술을 배제하고 큰 주먹 위주의 복싱 기술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빌런들도 기존에는 싸움 잘하고 배짱이 센 캐릭터였다면 이번 백창기는 전투 기술이 꽤 높은 고수”라며 “4편은 좀 더 파워가 실린 묵직한 복싱과 전투력을 가진 고수의 대결”이라고 소개했다.

주먹파인 마석도와 달리 백창기는 단도를 즐겨 쓴다. 김무열은 “백창기는 사람을 해치는 기술을 익혀서 먹고산 사람이라 전문적으로 보였으면 했다”며 “되도록 잔동작을 빼고 간결하고 빠르게,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몸을 사리지 않는 면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악당의 매력이 커야 영화가 빛나는 역설을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백창기는 많은 관객이 최고로 꼽는 1편의 장첸(윤계상)과 겨룰 만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건조한 살기를 담은 눈빛으로 잔혹한 범행을 이어 간다. 무심하고 여유로운 태도는 탐욕에 휘둘리는 악당이라기보다 성능 좋은 기계를 연상시킨다.

‘범죄도시 4’는 감정 과잉이나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장면을 적절히 끊고 가는 점에서 영리한 영화이기도 하다. 1∼3편과 마찬가지로 웃음도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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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본질을 ‘엔터테이닝(즐김)’으로 정의했다. ‘범죄도시 4’의 주연·제작자이자 시나리오, 프로듀싱에도 참여한 마동석은 “많은 사람이 모여 여러 요소를 고민하고 시나리오를 몇십 차례 고치고 최종본이 나오면 이게 형사 수사 기법에 너무 어긋나지 않는지 또 확인하는 등 여러 작업을 거쳤다”며 “이 모든 작업의 가장 기초적이고 분명한 목적은 엔터테이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도시’는 나쁜 범죄에 경각심을 갖는 동시에 이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형사를 응원하며 즐겁게 보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김무열 역시 “‘범죄도시’는 마석도처럼 강력한 우리 편이 불의에 맞서 싸우고, 평소 겪은 부당함·답답함을 펀치 한 방에 실어서 묵직하고 강력하게 날려 준다”며 “관객이 원하는 건 이런 속 시원함 같다”고 말했다.

이 시리즈의 1편(2017)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688만명을 모았다. 이어 15세 관람가인 ‘범죄도시 2’(2022·1269만명)와 ‘범죄도시 3’(2023·1068만명) 모두 1000만을 넘겼다. 세 작품의 누적 관객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선다. 4편 연출은 기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무술감독을 한 허명행 감독이 맡았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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