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세월호 참사 10주기: 아직도 풀지 못한 아픔의 기록 [리터러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민우 기자]

2014년 4월 16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날. 올해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에서 기인한 사고라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는 치유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스쿠프 Lab. 리터러시가 10년 간 풀어내지 못한 아픔을 기록한 책 6편을 치유와 소통을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더스쿠프

문학은 사회적 아픔을 치유하는 하나의 방편이 되기도 한다.[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월이 되면 많은 이가 팽목항과 노란 리본을 떠올립니다. 2024년은 좀 더 특별한 해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이니까요. 아이들이 살아 있었다면 성인으로 성장하고도 남을 시간. 우리는 2014년이란 시간 속에서 치유하지 못한 채 서 있습니다.

더스쿠프 Lab. 리터러시는 세월호를 직간접적으로 그린 도서들을 모아봤습니다. 문학은 세월호 참사를 기록하는 데 멈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유하고 소통하면서 나아갑니다. 그 치유와 소통의 기록들입니다.

「세월」

방현석 지음 | 아시아 출판 펴냄

베트남전 참전용사 쩌우의 시선으로 그린 중편소설 「세월」은 자신의 딸 린과 그녀의 가족이 세월호 참사로 비극을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린은 한국으로 시집와 가정을 이뤘지만, 제주도로 이주 도중 세월호에 탑승해 사고를 당한다.

이 사건에서 린은 사망하고, 린의 다섯살짜리 딸만이 살아남는다. 쩌우는 린의 시신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온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손가락질한다. 자본주의와 싸웠던 용사였던 그는 딸아이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닭공장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소설은 베트남의 역사와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를 교차하면서 인간과 사회의 복잡한 갈등을 성찰한다. 방현석은 이 작품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파장과 인간성 상실, 그리고 개인적 슬픔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김홍모 지음 | 창비 출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발간한 만화 「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는 생존자 김동수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김동수씨는 세월호에서 스무명이 넘는 학생을 구한 후 '파란 바지 의인'으로 알려졌다.

이 만화는 세월호 생존자의 트라우마와 그 이후의 삶을 진솔하게 다루며, 세월호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깊은 사회적 상처와 개인적 트라우마 사이에서, 작가 김홍모는 세월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난 후 사회의 역할과 책임의 문제를 질문한다. 이 작품은 4·16재단 공모 '모두의 왼손'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수익금 일부를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에 기부했다.

더스쿠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스쿠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안희연 저 | 창비 출판

안희연 시인의 첫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는 세상의 고통과 개인의 슬픔을 깊이 있게 다룬다.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이 시집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채로운 시공간을 창조해내는 감각적 언어로 주목받는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트라우마를 시적 언어로 포착해 이 사건이 개인에게 미친 영향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시집은 현실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는 안희연의 능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는 개인적 슬픔과 사회적 상처의 연결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추방된 세계」

김창규 지음 | 아작 펴냄

김창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SF와 사이버펑크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한 10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표제작 「우리가 추방된 세계」의 배경은 더 이상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는 근미래의 한국으로, 전 세계 학생들의 수학여행 날짜를 동일하게 설정한 이상한 상황을 탐구한다.

주인공 아이는 이유를 알기 위해 부모와 선생님에게 질문하지만, 진실은 수학여행을 통해 드러난다. 학생들이 탄 배가 출발하려는 순간, 항구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연이어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삼아 인류의 멸종과 시뮬레이션 우주론을 슬프지만 희망적으로 엮어낸다. 2016년 SF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김창규는 이 소설집을 통해 기술적 상상력과 깊은 인간적 통찰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제시한다.

「밥은 먹었어요?」

이영하 지음 | 걷는사람 출판

이영하 작가의 에세이 「밥은 먹었어요?」는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지원 단체 '치유공간 이웃'의 활동을 기록했다. 이 단체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운영했으며 사고 피해자들의 심리적 안정과 일상의 회복을 돕기 위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치유공간 이웃'의 자원봉사자들과 피해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깊은 연대감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사회적 참사 이후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큰 슬픔을 함께 극복하려 노력하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더스쿠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주로 간 고래」

박지음 지음 | 교유서가 출판

박지음 작가의 첫 장편소설 「우주로 간 고래」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슬픔과 연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50년 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폐우주선에서 벌어진 대참사와 그 이후 인류가 겪는 고통과 편견을 다룬다.

주인공 라한과 신율,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옴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사회적 고립과 혐오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깊은 유대를 형성한다. 작가는 희생자들의 기억을 우주로 옮겨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고 인간적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 박지음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저작권자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