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새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초체력이 튼튼한 '퀄리티주'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준 금리 인하 지연 조짐에 중동발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한 달 새 4% 하락했다. 올 들어 각각 16%와 7% 뛴 일본 닛케이225와 미국 S&P500도 최근 한 달간 약 3%, 2% 하락하면서 세계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전력 급등주를 제외한 상당수 국내주식형 ETF가 줄줄이 손실을 면치 못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퀄리티 종목을 담은 ETF가 낙폭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달간 KODEX MSCI퀄리티는 0.4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ACE 스마트퀄리티 ETF도 0.09% 수익률을 지켜냈고 KODEX 퀄리티Plus ETF도 1.56% 하락하는 데 그쳤다.
퀄리티주는 부채가 적고 수익성이 안정적인, 말 그대로 '질 좋은 주식'을 가리킨다. 요즘처럼 금리가 요동치고 물가가 불안한 때 시장을 이길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아왔다. KODEX MSCI퀄리티와 ACE 스마트퀄리티 ETF는 모두 삼성전자 비중이 높고 셀트리온, KT&G, 기아 등을 담았다.
다만 같은 퀄리티 ETF라고 해도 사용하는 지표에 따라 세부 포트폴리오는 차이가 난다. KODEX MSCI퀄리티 ETF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이익변동성(EPS 성장률 표준편차)이 낮은 기업에 투자한다. 이 기준에 따라 삼성화재, 한미반도체, 크래프톤 등을 추가적으로 담았다. ACE 스마트퀄리티 ETF는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높고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이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현대차, SK스퀘어 등에 분산 투자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금리 대응 장기화 국면 투자전략 우회로 확보와 증시 변동성 확대 위험을 동반 헤지할 수 있는 전략 대안은 퀄리티 실적주"라며 "실제로 MSCI 퀄리티/시장 상대주가는 미국 금리 변동성(MOVE 지수)에 3개월가량 후행했고 VIX 지수 상승으로 표방되는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는 언제나 퀄리티 투자 대안의 핵심 촉매로 기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1분기 실적 모멘텀을 고려해 SK하이닉스, LG이노텍, 삼성전자, 삼양식품, 삼성전기, GS, 현대차 등을 추천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최근 수급이 퀄리티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러셀1000 지수 내 잉여현금흐름(FCF)이 높은 기업을 담은 퀄리티 ETF인 페이서 US 캐시카우즈 100(COWZ) ETF에 9억달러가 유입됐으며, 미국 중형주 가운데 퀄리티 성격을 지닌 기업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S&P 미드캡 퀄리티(XMHQ) ETF에도 3억달러가 유입됐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두 ETF 모두 에너지·경기 민감 업종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 그리고 통화 긴축 기조 지속 우려에 의한 성장주 수급 분산 모멘텀을 동시에 받고 있다"며 "OPEC+ 감산 연장, 중국 지표 호조, 중동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원유 선물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어서 퀄리티 ETF 수급 모멘텀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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