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6 (일)

尹 '28자' 의료개혁 입장 발표…의료계 "변한 게 없다. 대화 않겠다는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총선 후 엿새 만에 입 연 尹 대통령, 증원 의지 재확인

"대화와 타협 가능성 없는 듯…정부, 중재·조정 역할 잊어"

뉴스1

16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 TV에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생중계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천선휴 김규빈 기자 =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이 끝난 지 엿새 만인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의료계를 비롯해 국민들은 최근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의료 대란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입장에 주목했으나 의대 증원 정책에 관한 내용은 28자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며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2000명 증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기울이겠다",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의료계와의 대화 가능성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시한 국회 보건의료개혁공론화 특별위원회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지금의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고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서도 각 계의 합리적인 의견을 경청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도 "의료개혁 의지에 변함 없다"며 의료계를 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의료계는 윤 대통령이 의료개혁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직접 밝힌 것이라면서 실망과 충격에 휩싸여 있는 모양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국민께서 바라시는 변화가 무엇인지 살피겠다'고 해놓고 왜 의료 정책 관련해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결국 대통령은 바뀐 게 없고 이대로 대한민국 의료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본 한 사직 전공의도 "예상은 하긴 했지만 조금의 희망은 있었는데 이로써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졌다"면서 "정치의 영역이라는 것은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야 되는 건데 정부가 너무 강대강으로만 가려고 해 극단적인 대치 상황이 되고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7대 요구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사실 그 7대 요구안이 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긴 하고 협상을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협상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4.1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5시 총회를 열기로 예정돼 있는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대통령의 모두 발언 이후 '비대위 해산' 이야기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을 듣고 너무 실망했다"며 "우리가 노력했지만 결국 하나도 바뀐 게 없고 목적 달성도 못해 2기 서울의대 비대위를 해산해야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도 "앞으로 어떤 돌파구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민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이쯤되면 대통령께서 변화의 의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정부의 역할은 서로 다른 이해당사자를 한자리에 모아서 함께 논의하고 중재 조정을 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대화와 타협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야당이 제시한 협의체를 통한 해결방안을 거론하면서 "다만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는 의협 등 의사단체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정부가 결정한 방향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국회 보건의료개혁 공론화 특위의 경우 "의대 증원의 필요성은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니 증원 규모, 증원 배분방식을 핵심적으로 다루면 된다"면서도 "야당에게 정책 주도권을 넘겨야 하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공론화 특위 참여에 난색을 표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 "민주당에서 공론화 특위를 만들 것 같다고, 그리고 김윤 비례대표 당선인이 그 특위를 이끌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김 당선인이 의원직 사퇴하면 참여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