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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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8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26.26포인트(0.98%) 내린 2644.1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장 중 한때 2601.4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610선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월 15일(2613.80)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48억원, 29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5497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과 이스라엘 측의 보복 천명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한 달러 강세와 연일 상승하는 국채 금리가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밤 미국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709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0.3% 증가를 예상한 다우존스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미국 경제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금리 시나리오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고착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히려 금리를 6.5%까지 인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중동 불안이 지속되면 유가가 오르고, 그 영향으로 물가는 더 뛰게 돼서다.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6%를 넘어섰다.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킹달러’ 현상까지 겹치며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94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장중 1413.5원, 종가 1401.2원) 이후 처음이다.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환율도 1400원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선물 매도가 1조4000억원 가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마감시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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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43%, 4.57%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 속 환차손 우려가 커지며 그동안 반도체주를 떠받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탓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으로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반도체주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현대차와 기아 주가만이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잇따라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종이 환차익 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9.61포인트(2.3%) 내린 832.81을 기록했다. 지수는 6.88포인트(0.81%) 내린 845.54로 시작해 역시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156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0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857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팔자에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과 HLB 주가가 3% 넘게 내렸다. 알테오젠, 리노공업, 셀트리온제약 등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반면 엔켐과 신성델타테크는 각각 4.9%, 1.46% 상승 마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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