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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수사청탁 알선하고 오빠 계좌로 8억 수수 혐의…경무관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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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1부(부장 김선규)는 한 의류업체 대표이사 A씨로부터 2020년 6월~2023년 2월 총 7억7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현직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직접적인 수사 담당자는 아니었지만, 동료 경찰관에게 A씨의 사건 청탁을 알선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과 청탁금지법 등을 적용했다.



공수처, “신용카드 받아 1억 사용, 자금세탁도”



중앙일보

수사 무마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모 경무관이 지난해 12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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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친오빠 B씨의 계좌를 차명으로 사용하면서 A씨로부터 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지인 C씨의 계좌까지 동원해 자금세탁을 시도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김 경무관과 B·C씨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B·C씨에겐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방조 혐의도 적용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인터넷뱅킹을 하면 사용한 PC의 IP주소 등이 남는다”며 “B씨 명의의 차명계좌로 인터넷뱅킹(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을 한 주체가 김 경무관이라는 점을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김 경무관이 받은 뇌물 중엔 김 경무관이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대신 사용한 1억여원도 포함(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된 것으로 공수처는 보고 있다. 김 경무관이 수사 편의를 알선했다는 사건은 A씨의 불법 수목장 사업·장례식장 운영 관련이라고 한다.



법원 7억 추징보전 인용…“알선 관련성은 다툼 여지”



문제는 공수처가 김 경무관의 알선 혐의를 재판에서 입증할 수 있는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김 경무관에 대해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김 경무관이 돈을 받은 사실은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①해당 뇌물이 알선 행위와 관련된 것인지와 ②실제 알선행위가 있었는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었다. 지난해 12월 두 번째 영장을 기각할 당시에도 “해당 금품이 주된 혐의인 알선 명목 뇌물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여전히 관련 법리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이날 “김 경무관과 A씨 사이의 휴대전화 메시지 포렌식 내용,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비춰 이들 사이에 불법 장례사업 및 사업·수사상 편의 제공에 관한 알선 혐의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일 김 경무관이 받은 7억여원과 관련해 공수처의 기소전 추징보전청구를 인용 결정했다. 다만 이들이 알선을 모의한 정황 외에 김 경무관이 수사 담당자에게 어떻게 알선을 했는지 구체적 증거나 정황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대우산업 1억 뇌물도 계속 수사…경무관 “무리한 기소”



중앙일보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8월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ㆍ배임ㆍ사기) 등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외에도 김 경무관에게 분식회계 사건 수사무마 청탁을 대가로 1억2000여만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공수처에서 수사중이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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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수사2부(부장 송창진)는 김 경무관이 2022년 6월경 강원경찰청에 근무하며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구속)으로부터 분식회계 사건 수사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약속받고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A씨의 김 경무관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는 지난해 2월부터 공수처가 이 회장에 대해 수사를 하던 도중 발견된 것이다. 공수처는 “최근 구속 수감 중인 이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며“엄정하게 계속 수사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경무관 측은 이날 중앙일보에 “혐의가 소명되지 않아 법원에서 두 번이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안”이라며 “공수처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법원에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알선행위의 유무와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서도 “공수처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답했다.

허정원·양수민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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