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2017년 3월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인근 회의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립 준비와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차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이날 확정했다. 기소된 지 6년여 만이다.
윤 전 차관은 2015년 조윤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등 다른 고위공직자들과 함께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불리한 세월호 특조위 조사를 차단하기 위해 설립 준비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2018년 2월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2심에서 유죄 인정 범위가 줄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윤 전 차관의 유죄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윤 전 차관이 해수부 및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설립 준비 추진 경위 및 대응 방안'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을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서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해야만 성립된다. 대법원은 문건 작성 지시가 직무수행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업무를 수행하게 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윤 전 차관 등이 직권은 남용했지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아니라며 이 부분 무죄 판결을 내린 2심과 다른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윤 전 차관이 공무원들에게 동향 파악을 지시한 부분도 유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무수행의 원칙과 기준 등을 위반하고, 세월호진상규명법상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선 윤 전 차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윤 전 차관은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고, 이번에 대법원이 윤 전 차관의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그와 함께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조윤선 전 수석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재상고했지만 취하해 올해 2월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