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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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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호텔 4명 사망사건 '계획범죄' 정황…곳곳에 범행모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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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 '사람 기절' 등 검색해봐

숨진 여성 사칭해 지인에 돈 요구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이 남성들이 범행 전 '자살', '사람 기절'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여성들을 호텔로 유인한 정황도 파악됐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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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북부경찰청은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투신해 사망한 남성들의 휴대전화 2대를 포렌식 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사망한 남성 A씨는 해당 호텔에 입실하기 3일 전인 지난 5일 인터넷에 '자살'이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이후 8일 새벽에는 '사람 기절', '백초크(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는 것) 기절'과 같은 사람을 제압하는 방식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여성 B씨와 지인 사이였던 A씨는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같이 놀자"며 B씨를 호텔로 유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여성 C씨는 남성들이 텔레그램 방에 올린 '여서빙 구함, 여딜러 구함'이라는 구인 글과 관련된 대화를 했고, 남성들은 C씨에게 8일 오후 10시까지 해당 호텔로 오라고 유인했다.

8일 오후 10시 30분께 C씨의 지인 D씨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다. "오빠"라고 부르며 일을 준비하다가 잘못돼 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B씨는 메시지를 못 보고 있었다. 그러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몇 차례 걸려 왔고, 통화가 이뤄지자 한 남성이 "C씨가 지금 일이 잘못돼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씨는 "돈이 없다"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D씨는 "(C씨가) 평소에 오빠라는 말을 쓰지 않는데 텔레그램 메시지가 좀 이상하긴 했다"며 "600만∼700만원을 달라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이 객실에 들어온 여성들을 제압한 후 여성 C씨인 척하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B씨를 사칭해 돈을 요구한 정황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남성들은 또 해당 호텔을 범행 전인 7일 예약했고 사전에 케이블타이와 청테이프 등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제압 방법을 사전에 검색한 점 ▲범행 장소를 예약한 점 ▲구인으로 여성을 유인한 점 ▲사전에 범행도구를 준비한 점 등을 보아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여성의 지인에게 돈을 요구한 만큼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자살과 살해를 할 정도로 돈이 필요한 급박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 호텔에 들어갈 당시 여성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폰 2대도 추적 중이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37분께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투신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호텔 방에서 여성 2명이 각각 침실과 욕실에 손과 목이 케이블타이에 묶여 있었고 청테이프로 입이 막힌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여성 중 한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해 해당 호텔 객실까지 찾아오자 남성들이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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