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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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의석이 108석에 그치면서 당내 비주류·쇄신파가 세력화할 지 관심을 끈다. 단 8명이라도 당의 노선에 반기를 들면 개헌저지선(100석)이 깨지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섭·김용태 당선인 등 젊은 정치인들이 초·재선 쇄신파 모임을 만들거나 향후 당권·대선 주자가 대통령과 갈라서기를 하면서 계파 형태로 뭉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탄핵 트라우마로 강해진 배신자 프레임을 넘어 비주류·쇄신파가 과거처럼 세력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6월 22대 국회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으로 시작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여당과 합의 없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통과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한 후 재투표 통과를 막을 수 있는 100석을 확보했지만 단 8석의 여유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당내 일부가 야당과 연대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동조한다면 100석의 마지노선이 무너질 수 있다. 국민의힘 내 비주류·쇄신파 모임 구성이 주목되는 이유다.
과거 국민의힘의 전신 당에는 초·재선이 이끄는 비주류·쇄신파 모임이 있었다. 2000년 16대 국회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2004년 17대 국회의 새정치수요모임(권영세·김기현·박형준·주호영 등), 2008년 18대 국회의 민본21(정태근·김성식·김성태 등), 2012년 19대 국회의 경제민주화실천모임(김세연·이혜훈·하태경 등)이 그것이다. 새정치수요모임은 박근혜 당시 대표의 과거사법 입법에 날을 세우며 긴장 관계를 유지했고, 민본21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국산 소고기 관련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 협상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청와대의 변화를 추동했다. 당의 ‘레드팀’ 역할을 하면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정권 창출·재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의 근거지, 당의 미래 인재를 키우는 산실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20대·21대 국회에선 쇄신파 모임이 꾸려지지 못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선 김재섭·김용태 당선인 등 수도권에서 개혁 성향의 30대 당선인들이 눈에 띈다. ‘한동훈 지도부’가 영남 지역에 공천한 젊은 당선인들과 비례대표도 있다. 김용태 당선인은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재섭 당선인과 공부모임을 만들겠다며 “가까운 젊은 당선인들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이 세력화하기엔 쉽지 않은 조건들도 있다. 일단 과거와 달리 수도권에서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구 초선이 김재섭·김용태 당선인 둘밖에 없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5일 통화에서 “예전엔 운동권들이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와서 야당과 인간적인 신뢰도 있고 쇄신파 모임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커진 당내 배신자 응징 프레임도 당선인들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오히려 당이 총선 패배 후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비주류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를 모을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의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조기 레임덕에 빠졌을 때 얘기다.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으려는 비윤석열계가 친윤계와 차별화를 하면서 자체 세력화를 도모할 수 있다. 향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등 미래 대권주자들이 윤 대통령과 갈라서기를 한다면 이명박 정부 때 친박근혜계처럼 여당 내 야당 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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